[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SK이노베이션(096770)의 화학 자회사 SK종합화학이 미국 폐플라스틱 재활용 기업과의 협력으로 폴리프로필렌(PP) 재활용 기술을 확보했다. 열분해·해중합 기술과 함께 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 3대 기술을 갖추게 된 만큼 친환경 사업으로의 전환에도 속도가 날 전망이다.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이 12일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화상회의시스템을 통해 퓨어사이클 테크놀로지 마이크 오트워스 최고경영자(CEO)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사진/SK이노베이션
SK종합화학은 미국 폐플라스틱 재활용 기업 퓨어사이클 테크놀로지사와 합작법인(JV)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퓨어사이클 테크놀로지는 지난 3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회사로, PP 재활용에 특화된 선도 기업이다. PP는 포장용기·차량 내장재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플라스틱이다.
PP 기반 플라스틱은 여러 소재와 첨가제가 섞여 재활용이 어려운 재질로 알려졌다. 퓨어사이클은 솔벤트를 고온에서 높은 압력을 가해 기체와 액체 중간 상태로 만든 후, 폐플라스틱 조직 사이로 침투시켜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기술로 난제를 해결했다. 불순물이 없는 순수한 PP를 얻을 수 있어 기존에는 재활용할 수 없어 소각하거나 매립하던 오염된 음식 용기, 색상이 있는 세제 용기, 차량용 플라스틱 내장재 등도 재활용 할 수 있다.
SK종합화학은 퓨어사이클과 JV를 설립해 오는 2022년 말부터 국내에 재활용 공장을 착공하고 2025년부터 상업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간 약 5만톤 규모 PP 플라스틱 쓰레기를 재활용해 기존 화학공정에서 생산하던 신제품만큼 상품가치가 높은 PP를 생산할 계획으로, 생산능력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SK종합화학은 자동차 경량화 내장재로 많이 쓰이는 고강성 PP와 같은 부가가치가 높은 소재 생산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향후 재활용해 얻은 친환경 PP로 자동차 부품까지 만들 수 있을 전망이다.
SK종합화학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자동차 제조사들이 친환경 소재를 적용하는 추세가 확대되는 만큼 미래에 더욱 높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SK종합화학은 △폐비닐에 열을 가해 납사 등 원료를 얻어내는 열분해유 기술 △오염된 페트병과 의류를 화학적으로 분해해 재활용하는 해중합 기술에 더해 이번 협력으로 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 ‘3대 핵심 역량’을 확보하게 됐다.
화학적 재활용 기술은 재활용을 거듭할수록 강도 등 플라스틱 성질을 약화시켜 반복해 재활용 할 수 없는 물리적 재활용의 한계를 극복했다. 또 기존에 소각하거나 매립할 수 밖에 없던 플라스틱 쓰레기까지 재활용해 환경 문제를 개선하는 의미가 크다.
SK종합화학은 화학적 재활용 분야 글로벌 선도 기술 확보와 함께 △재활용(Recycle) △대체(Replace) △감소(Reduce) 등 3R 전략에 기반한 다양한 친환경 솔루션 역량을 기반으로 2025년에는 그린 사업으로만 상각전영업이익(EBITDA) 기준 6000억원 이상을 창출하겠다는 목표다. 나아가 2027년에는 회사가 연간 생산하는 플라스틱 물량 100%에 해당하는 250만톤 이상을 재활용 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100% 재활용 할 수 있는 친환경 플라스틱 제품만을 생산할 계획이다.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은 “이번 협력은 회사 사업구조를 탄소에서 그린으로 전환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선도 기업으로 거듭나기위한 차원”이라며, “폐플라스틱 자원 선순환 구조를 완성해 ‘친환경 화학회사’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