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휴대전화 유심칩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을 폭행한 혐의(독직폭행)로 기소된 정진웅 울산지검 차장검사가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양철한) 정 차장검사 선고 공판에서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과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인신구속 과정뿐 아니라 강제수사인 압수수색 영장 집행 과정에서도 피압수자 물리력 행사를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면서 “수사기관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는데 그것이 인신구속에 관한 업무가 아니라는 이유로 독직폭행이 아니라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단순히 휴대폰을 뺏으려는 의사만 있었던 게 아니라 신체에 대한 유형력 행사에 대한 최소한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며 “폭행 고의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유형력 행사가 우발적으로 이뤄졌고 처음부터 신체에 유형력을 행사하려 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는 점, 오랫동안 검찰로서 헌신했다는 점, 처벌 전력이 없는 점다는 점 등은 유리한 요소로 고려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또한 “의사의 진술을 종합하면 피해자가 상해를 입었다고 인정되지는 않는다”며 “피해자가 받은 치료, 의사가 치료한 조치, 치료 기간을 종합할 때 상해로 평가될 정도에 이르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독직폭행죄는 유죄로 인정하되 한 검사장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특가법상 독직폭행)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독직폭행죄는 검찰, 경찰 등 인신구속에 관한 직무를 행할 수 있는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사람을 체포하거나 폭행하는 등 가혹 행위를 할 때 적용되는 혐의다.
정 차장검사는 지난해 7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강요미수 사건 관련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을 받던 한 검사장 휴대전화 유심칩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한 검사장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한 검사장은 압수수색에 대한 변호사 참관을 위해 휴대전화 잠금을 풀던 중 정 차장검사가 갑자기 전화기를 뺏으려했다고 주장했다. 그 과정에서 정 차장검사가 소파에 앉아 있던 한 검사장의 팔과 어깨를 잡고 밀어 누르면서 폭행을 가해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것으로 조사됐다.
대검찰청은 지난해 11월 법무부에 정 차장검사에 대한 직무집행 정지 요청을 했다. 이에 법무부는 대검 감찰부에 고검 감찰부에 대한 기소과정 적정성에 대한 진상조사를 지시했고, 이와 관련 조사가 진행 중이다.
정 차장검사 검사직 수행 여부 또는 징계 여부에 대해 대검 대변인은 “아직 감찰 진행 중이라 현재로선 말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했다.
압수수색 과정에서 한동훈 검사장을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진웅 울산지검 차장검사가 지난달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