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 대형마트에 신라면이 진열돼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라면 가격 도미노 인상이 현실화됐다. 원자재 값 상승 압박에 농심과 오뚜기에 이어 삼양식품과 팔도까지 일제히 라면 가격을 올리면서 소비자 가계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1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이날
삼양식품(003230)은 내달부터 13개 브랜드 제품의 권장 소비자 가격을 평균 6.9%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삼양라면의 권장 소비자가는 기존 810원에서 860원으로 오른다. 인상률은 6.2%다. 주력 상품인 불닭볶음면의 소비자가격은 기존 1050원에서 9.5% 인상된 1150원으로 조정된다. 까르보불닭볶음면도 1500원에서 6.7% 인상된 1600원으로 변경된다. 이외에도 짜짜로니, 맛있는라면 등도 기존 가격보다 50원 인상된다.
팔도 역시 이날 가격 인상계획을 발표했다. 팔도에 따르면 내달부터 라면 가격의 공급가를 평균 7.8% 인상한다. 팔도가 라면 전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선 건 2012년 6월 이후 9년 2개월 만이다.
주요 제품의 인상폭은 공급가 기준 비빔면 10.9%, 왕뚜껑 8.6%, 도시락 6.1%, 일품 해물라면 6.3% 등이다.
앞서 업계 1위인
농심(004370)도 오는 16일부터 신라면 등 주요 라면의 출고가격을 평균 6.8% 올릴 예정이다. 주요 제품의 인상폭은 출고가격 기준으로 신라면 7.6%, 안성탕면 6.1%, 육개장사발면 4.4%다. 현재 대형마트에서 봉지당 평균 676원에 판매되고 있는 신라면의 가격은 약 736원으로 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농심, 삼양식품과 팔도가 가격 인상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국내 주요 라면 업계의 도미노 인상이 결국 현실화됐다. 라면값 인상 총대를 멘 건
오뚜기(007310)였다. 앞서 오뚜기는 이달부터 진라면 등 주요 라면 가격을 평균 11.9% 인상했다.
이에 오뚜기 대표 제품인 진라면(순한맛·매운맛)의 가격은 기존 684원에서 770원으로 올랐다. 인상률은 12.6%에 달한다. 이어 스낵면은 기존 가격 대비 11.6% 오른 676원으로, 육개장(용기면)은 8.7% 오른 911원으로 조정됐다.
라면업계가 가격 인상에 나선 건 라면 주료 원재료인 소맥, 팜유 등 원부자재 상승 탓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 5월 소맥의 평균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7% 올랐다. 같은 기간 팜유의 평균 가격은 무려 71% 상승했다. 게다가 인건비, 물류비 등이 늘어난 것도 라면 가격 인상 압박을 가중시켰다.
국내 주요 라면 업체가 일제히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소비자 가계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됐다. 소비자 물가지수에 따르면 라면은 식료품과 음료 분야 133개 품목 가운데 11번째로 가중치가 높은 식품이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