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방역최전선에서 업무를 수행해 온 보건소 직원 중 33.4%가 우울 위험군인 것으로 조사됐다. 극단 선택을 생각해 본 직원들도 20%에 육박했다.
17일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보건소 인력 정신건강 조사 결과'에 따르면 보건소 인력 중 33.4%가 우울 위험군에 해당됐다. 이는 지난 6월 조사된 일반 국민(18.1%)보다 15.3%포인트가량 높은 수준이다.
특히 보건소 인력 10명 중 2명(19.9%)은 극단적 선택을 생각해 본 적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 국민 12.4%보다 7.5%포인트 높은 수치다. 불안 위험군도 27.6%로 일반 국민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참여한 보건소 직원 중 76.4%는 신체건강이, 81.1%는 정신건강이 나빠졌다고 응답했고 91.1%가 삶의 질이 나빠졌다고 답했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수면장애로 정신건강 진료를 받은 직원은 134명에서 165명으로 늘었고, 우울증으로 의료 서비스를 이용한 직원도 105명에서 118명으로 늘었다.
업무에 대한 유능감과 자부심에 관한 질문에는 65.1% 직원들이 '느끼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는 '그렇다'(34.9%)고 답한 비율보다 2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직원들은 스트레스 원인으로 '업무량 증가·과다'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들은 '휴가'를 가장 필요로 했고, '인력 충당', '수당 등 경제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답했다.
정부는 이번 정신건강 조사 결과에 따라 보건소 인력에 대한 심리지원과 인력확충 등 추가 지원 방안을 마련해 추진키로 했다.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은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민간 전문가 심층상담과 마음건강 주치의를 연계해 제공할 것"이라며 " 추가경정예산 270억원을 투입해 보건소당 평균 9명의 인력을 충원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9월부터 선별진료소 방역인력에 대한 지원경비도 추가로 지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보건소의 행정업무 부담경감을 위해 각종 자료요구 및 평가도 일부 중단, 연기하고 있다.
강도태 제1총괄조정관은 " 지금, 이 순간에도 코로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계신 보건소 직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방역의 최일선에서 애써오고 있는 보건소 인력들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확진자가 많은 전국 17개 보건소를 대상으로 지난 6월 23일부터 7월9일까지 176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보건복지부는 17일 '보건소 인력 정신건강 조사 결과'를 보면 보건소 지원 중 33.4% 가 우울 위험군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더위를 식히는 의료진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