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진보 성향 교원단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서울지부가 자율형 사립고등학교(자사고)들에게 일반고 전환 정책을 따를 것을 촉구했다. 서울시교육청과의 법정 다툼에서 승리하고도 일반고 전환 신청을 하게 된 숭문고 등을 예로 들며 자사고 지위 포기가 시대적 흐름이라는 논리를 폈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18일 낸 성명서에서 "숭문고의 현명한 선택을 적극 지지한다"며 "다른 자사고 재단들은 시대적 흐름에 맞춰 소송을 포기하고 즉각 일반고 전환을 통해 공교육 정상화에 동참하기를 바란다"고 권유했다.
앞서 2019년 시교육청은 경희고·배재고·세화고·숭문고·신 일고·이대부고·중앙고·한대부고 등 자사고 8곳의 지정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학교들은 지정취소 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모두 승소한 바 있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속내를 들여다 보면 승소가 기쁘지 않은 학교가 대부분으로 보인다"며 "상당수가 인원 충원의 어려움과 재정 운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학교에서 소송 패소를 통해 학부모의 큰 반발 없이 일반고로 전환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내부 분위기가 감지된다"며 "겉으로는 자사고 유지를 외치지만 비싼 등록금을 받고도 유지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 호봉이 높은 고경력 교사를 재단 내 중학교로 발령내고 그 자리엔 기간제 교사를 뽑아 돌려막기로 버텨온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또 "(자사고) 학부모들의 인식도 일반고 전환에 긍정적으로 전환되고 있다"면서 "우수 학생 선발 특권으로 경쟁교육의 승자가 되겠다는 발상은 교육 기관이 꿀 꿈이 아니었고, 그 허상이 이미 깨졌다"고 역설했다.
숭문고는 지난 17일 일반고 전환을 추진한다고 공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과의 소송전 대열에서 빠져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와 시교육청 중 누가 소를 취하하는 형식을 취할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2019년 7월 서울 마포구 숭문고등학교 모습. 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