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만 30세 이상 연령층에게 허용된 ‘아스트라제네카(AZ) 잔여 백신’ 접종 첫날, 1만1651명이 접종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접종자 중 85.9%가 30~4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혈전증 우려에도 AZ 잔여 백신의 인기 요인은 코로나 기세가 거세지면서 1차 접종을 빨리 받고 싶은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18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7일 SNS 당일 신속예약 및 예비명단을 통해 AZ 잔여 백신을 접종한 국민은 모두 1만1651명이다. 이 중 40대는 6760명, 30대 3246명으로 접종자 중 85.9%가 50대 미만이었다.
당초 정부는 희귀혈전증을 우려해 AZ 백신을 50대 이상 고령층에게만 투여하도록 권고했으나 지난 17일부터 만 30세 이상도 허용한 바 있다. 당시에는 AZ 백신 폐기량을 줄이기 위한 조처였다.
홍정익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팀장은 "1220만명 정도의 AZ 백신 접종 대상자 중 1000만여명 이상이 접종을 마쳤다"며 "mRNA 백신 접종이 진행되는 시점에서 AZ 백신을 폐기하면서까지 남은 백신을 맞지 못하게 하는 것보다는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는 수준에서 잔여백신 접근을 허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백신 선택의 기회를 열어두었을 뿐"이라며 "AZ 잔여백신을 적극적으로 맞을 것을 홍보하지는 않았다"고 언급했다.
AZ 잔여백신의 허용 연령대를 놓고 실효성 논란과 오락가락 정책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지만, 예상외 반응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4차 유행 등 코로나 기세로 백신 1차 접종을 빨리 받고 싶은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AZ 백신으로 1차 접종을 마치면 2차 접종까지는 8주가 소요된다. 화이자와 모더나의 2차 접종주기가 6주로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17일 AZ 백신으로 1차 접종을 받은 국민은 9월 초 2차 접종을 받게 된다.
AZ 잔여 백신을 접종한 지모(48) 씨는 "주변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어 불안해서 AZ 백신이라고 우선 맞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나이도 40대 후반이기도 하고 화이자나 모더나로 접종을 받는 것과 비슷한 시기에 2차 접종까지 받을 수 있어 잔여백신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홍정익 예방접종관리팀장은 "백신의 우열보다는 이상반응의 차이를 감안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개인에 따라 혈전증, 심근염·심낭염 등 우려하는 부작용이 달라 AZ 잔여 백신을 선택한 국민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8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7일 SNS 당일 신속예약 및 예비명단을 통해 아스트라제네카 잔여 백신을 접종한 국민은 모두 1만1651명이다. 사진은 백신을 맞는 시민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