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올해 2분기 말 가계 빚이 1800조원을 돌파하는 등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주택 자금 수요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는)' 대출이 지속되고, 주식투자 자금 수요가 크게 확대된데 따른 결과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1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올 2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805조9000억원으로 파악됐다.
2020년 1분기 이후 가계신용 잔액 추이. 그래프/뉴스토마토
2분기 가계 빚은 전 분기보다 41조2000억원(2.3%) 늘어나는 등 지난 1분기(36조7000억원)보다 증가폭이 늘었다. 2분기 증가액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치다. 또 1년 전과 비교해서는 168조6000억원(10.3%) 늘어나는 등 지난 2003년 통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가계 빚이 급증한 이유는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와 주택·주가 상승 기대감에 대출이 늘어난 요인이다. 지난 4월말 카카오뱅크·HK이노엔 등 공모주 청약도 일시적으로 기타대출이 증가하는 등 영향을 줬다.
가계신용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가계대출은 1705조3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 분기보다 38조6000억원(2.3%) 증가하면서 2분기 기준으로는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해서는 159조2000억원(10.3%) 늘어난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은 17조3000억원(1.9%) 늘어난 948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5조2000억원(8.6%) 늘어난 수치다. 아파트 매매와 전세거래 관련 자금 수요가 이어지며 증가폭을 키웠다.
가계대출 중 기타대출은 21조3000억원(2.9%) 늘어난 757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분기 기준 최대 증가폭이다. 전년 동기대비로는 84조원(12.5%) 늘어나는 등 2003년 이후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올해 4월 말 카카오뱅크·HK이노엔 등 공모주 청약에 따른 일시적 영향이 주된 요인이다.
기관별로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880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보다 12조4000억원(1.4%) 늘었지만, 1분기(18조7000억원)보다 증가폭은 둔화됐다. 이는 이번 주택담보대출의 증가폭(4조8000억원)이 전 분기(15조원)보다 대폭 축소된 데 따른 것이다.
저축은행, 협동조합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338조5000억원으로 조사됐다. 전 분기보다 9조1000억원(2.8%) 늘었고, 1분기(5조6000억원)와 비교해서도 증가폭이 컸다.
보험사와 증권사 등 기타금융기관 등의 가계대출도 485조9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7조1000억원(3.6%) 증가했다. 증가폭도 1분기(10조5000억원) 대비 확대됐다.
판매신용 잔액은 100조6000억원으로 전분기 보다 2조7000억원(2.7%) 증가하며, 2분기 기준 역대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도 9조4000억원(10.3%) 늘었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주택 매매 및 전세 관련 자금 수요, 공모주 청약 등 주식 투자 수요 등이 지속되며 2분기 중 가계대출 잔액이 증가했다"며 "특히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생활자금 수요도 발생하면서 신용대출 증가폭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1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올 2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805조9000억원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한 은행 관계자가 원화를 들어 보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