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여야는 8월 국회 본회의를 오는 30일 다시 열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해선 여야간 극한의 대치 전선을 형성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여당은 전원위원회 회의 소집 요청까지 예고하고 있어 본회의까지 충돌이 전망된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25일 오후 국회에서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와 회동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이날 예정된 본회의가 열리지 못하고 연기가 됐다"며 "오늘 처리 못한 안건에 대해서는 30일 오후 4시에 본회의를 열어서 모두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비롯한 20개 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었다. 법안들은 언론중재법 외에도 군 성범죄는 처음부터 민간에서 수사·재판토록 하는 '군사법원법', 법사위 권한 축소를 골자로 한 '국회법',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를 골자로 한 '의료법', 교원 신규채용시 필기시험을 교육청에 의무적으로 위탁토록 한 '사립학교법', 2018년 탄소 배출량 기준 35% 이상 감축 목표를 담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등이다.
오늘 본회의 연기는 언론중재법이 문제가 됐다. 민주당이 야당의 거센 반발 속에 이날 새벽 법사위에서 단독으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는데 당일 본회의에 바로 상정하는 것은 국회법 원칙에 맞지 않다는 게 국민의힘 주장이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국민의힘이 제기한 주장을 수용하면서 불발됐다.
국회법 제93조2항에 따르면 본회의는 위원회가 법률안에 대한 심사를 마치고 의장에게 그 보고서를 제출한 후 1일이 지나지 않은 경우에는 해당 법안을 의사일정으로 상정할 수 없도록 규정돼있다. 다만 국회의장이 특별한 사유로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과의 협의를 한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여야 원내대표간 협의로 본회의가 30일로 연기됐지만 진통은 예상된다. 언론중재법을 두고 여야간 이견이 해소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당은 여전히 8월 국회 처리를 강행한다는 입장인 반면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 카드까지 검토하면서 결사 반대를 주장하고 있어서다.
무엇보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언론중재법 개정안과 관련한 국회 전원위원회 소집을 제안한 상황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전원위원회는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 요구가 있었을 때 구성할 수 있다. 전원위는 국회의원 전원이 참여한 가운데 법안을 심사하게 되며 수정안을 제출할 수 있다.
민주당이 전원위 소집으로 수정안을 제출해서라도 8월 국회 통과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당내에서도 법안 수정에 대한 의견이 나오기 때문이다. 당내 반대 의견도 나오고 있는 데다 한편에서는 '법이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참석 여부는 미지수다. 민주당은 필리버스터 뿐만 아니라 전원위 보이콧 등 다각도 대응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윤 원내대표는 "(전원위는) 여야 간 협의나 합의할 사항은 아니다"며 "야당에 전원위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원위 소집을 포함해서 8월 임시국회 회기 중에 모든 안건을 다 처리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25일 여야는 8월 국회 본회의를 오는 30일 다시 열기로 합의했다. 사진은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와 최연숙 사무총장이 이날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 앞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 강행처리에 대해 항의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