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코오롱(002020)그룹이 자회사 코오롱글로텍이 자체적으로 보유한 복합소재 기술력을 바탕으로 민간 우주산업 분야에 본격 진출한다.
소형 발사체 스타트업인 이노스페이스의 추력 15톤급 하이브리드 로켓 엔진의 연소관, 노즐 등에 코오롱글로텍의 복합소재 제품이 적용됐다. 사진/코오롱그룹
코오롱글로텍은 국내 독보적인 소형 발사체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이노스페이스’와 손잡고 민간 우주산업 중 위성 발사체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는다고 26일 밝혔다. 기존 복합소재 사업을 확장하는 동시에 관련 분야에서 신사업 기회를 발굴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앞서 코오롱글로텍은 지난 7월 이노스페이스에 60억원의 전략적 지분 투자를 실시하고 현재 발사체에 복합소재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향후 발사체의 핵심인 경량화를 위해 복합소재 기술을 접목한 경량화 솔루션을 제공한다.
자동차 소재 전문 제조기업인 코오롱글로텍과 자회사인 코오롱데크컴퍼지트는 자동차, 항공, 방산, 방탄 등의 분야에서 복합소재 제품의 기술력을 꾸준히 축적해왔다.
코오롱데크컴퍼지트는 이미 이노스페이스가 개발 중인 시험 발사체의 연소관, 노즐 부품 등에 자사의 복합소재 제품을 적용하며 해당 기술력을 입증하고 있다. 코오롱글로텍은 이노스페이스와 지속적으로 공동개발을 진행해 향후 발사체의 주요 부분을 복합소재로 제공하고, 장기적으로 대형 발사체와 위성 프레임 등 복합소재 적용 분야를 확대할 계획이다.
코오롱글로텍이 지난 7월 지분 투자한 소형 발사체 스타트업 이노스페이스의 추력 5톤급 하이브리드 로켓 엔진 연소시험 장면. 사진/코오롱그룹
이노스페이스는 국내에서 상업화가 가능한 발사체 기술을 가장 앞서 보유하고 있다. 이노스페이스는 소형 위성 전용 발사체를 제작하고, 위성 발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으로 추진체의 연료는 고체, 산화제는 액체를 활용한 하이브리드 추진체의 기술 경쟁력을 갖고 있다. 현재 15톤 엔진을 개발해 시험 중이며 내년 상반기 브라질에서 시험 발사를 마친 후 오는 2023년에는 실제 위성을 싣고 연간 30회의 본격적 상업 발사를 계획하고 있다. 내년에 예정된 시험 발사에 성공하면 이노스페이스는 국내 최초의 민간 발사체 보유 회사가 된다.
김영범 코오롱글로텍 대표는 “이번 투자는 국내에서 독보적인 소형 발사체 경쟁력을 보유한 이노스페이스와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구축하고 더불어 코오롱의 복합소재 부품사업을 민간 우주산업으로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지속적 투자와 기술 개발로 민간 우주산업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민간 우주산업 시장은 오는 2040년 약 1조1000억 달러(한화 약 1220조원) 규모로 2017년 대비 약 3배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망 산업이다.
현재까지 미국 스페이스엑스(SpaceX)는 400kg급 위성 1000여기를 발사했으며 향후 최대 1만2000기를 추가로 발사할 예정이다. 아마존,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기업들도 수백기의 중소형 위성 발사를 계획하고 있다.
최근 기상관측, 통신, 중계, 인터넷 등 용도의 500kg 이하의 소형 위성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소형 발사체 개발이 급증하며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기존에는 소형 위성을 대부분 대형 발사체를 통해 쏘아 올렸으나 대형 발사체의 경우 제작 기간과 발사 대기 시간이 길고 실패 리스크가 커 소형 위성 전용 발사체의 수요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약 40여 개 업체가 소형 위성 발사체 서비스를 목표로 운영 중이며, 국내는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연구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코오롱글로텍의 주력사업인 복합소재는 두 종류 이상의 서로 다른 물질을 결합해 원하는 물성을 구현하는 것으로 다양한 소재를 만들 수 있어 활용도가 증가하고 있다.
코오롱글로텍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모빌리티 시장이 전기차, 수소차, 도심항공(UAM) 등으로 패러다임이 변화됨에 따라 복합소재에 대한 니즈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면서 "2015년 항공·방산 복합소재 기업인 데크컴퍼지트 인수를 시작으로 복합소재 부품사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해 왔다"고 설명했다.
코오롱글로텍은 올해 들어 화물차 차체를 지지하는 핵심 부품인 리프 스프링을 국내 최초로 복합소재로 개발해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장섬유 사출 성형(LongFiber Injection) 공법을 활용해 무도장 경량 부품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지난 2019년에는 유리섬유 복합소재를 적용해 기존 제품 대비 약 50%를 경량화 한 트럭 적재함(데크게이트) 생산에 성공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