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 "'취업시장 비정상' 1위는 '경력 같은 신입'"

79.1%는 "정상 아닌 구직 활동 중"…"앞으로도 하겠다" 과반

입력 : 2021-08-30 오전 8:35:28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취업준비생들이 '경력 같은 신입'으로서 채용에 지원하는 게 비정상적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펙을 과도하게 쌓거나 일의 성격에 비해 고학력으로 지원하기도 했다.
 
사람인에이치알(143240)이 운영하는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은 지난 18~24일 구직자 1078명에게 ‘취업 시장 비정상’을 설문해 30일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신입 채용 시 경력 보유자 선호’(49.1%, 복수응답)가 1위를 차지했다. 기업들이 신입 채용에서 조차 ‘경력 보유’에 대해 질문하거나 경력을 보유한 ‘올드루키’를 선호하면서, 정작 신입 지원자가 설 자리가 작아지는 것을 가장 비정상적인 행위로 보고 있었다.
 
계속해서 ‘과도한 스펙 쌓기’(37.5%)가 뒤를 이었다. 직무 적합도가 채용 평가에서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는 만큼 실무와 관련 없는 스펙을 무작정 쌓는 것을 불필요하다고 여기는 것.
 
이외에도 ‘고학력 구직자 증가’(36.1%), ‘부모님, 지인 찬스로 입사’(29.2%), ‘공무원 시험 올인’(28.1%), ‘대기업만 바라보며 장기 구직’(27.2%), ‘무리한 취업 사교육’(22.1%), ‘묻지마 지원’(16.7%) 등의 의견이 있었다.
 
하지만 취업이 급한 나머지 ‘비정상’임을 알면서도 실제로 행하는 구직자들도 많았다. 구직자 10명 중 8명 가까이(79.1%)가 자신도 비정상적인 구직 활동을 한다고 밝힌 것.
 
이들이 실제 하고 있는 비정상적인 구직 활동으로는 ‘경력 있지만 신입 채용 지원’(36.5%, 복수응답)이 가장 많았다. 계속해서 ‘과도한 스펙 쌓기’(26.6%), ‘고학력 구직’(23.8%), ‘묻지마 지원’(22.2%), ‘대기업만 바라보며 장기 구직’(17%), ‘공무원 시험 올인’(14.3%), ‘부모님, 지인 찬스로 입사’(12%), ‘무리한 취업 사교육’(11.3%) 등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상적이지 않음을 알지만 하는 이유로는 ‘취업이 너무 급해서’(51.8%, 복수응답)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역대급 취업 한파에 구직 기간이 속수무책으로 길어지면서 취업이 급해진 나머지 어쩔 수 없이 행한다는 것이다. 이어 ‘나만 안 하면 손해 볼 것 같아서’(30.6%), ‘계속 탈락하고 있어서’(27.3%), ‘이제 와서 멈출 수 없어서’(24.4%), ‘더 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해서’(14.7%) 등을 이유로 들었다.
 
또 이들 중 과반(55.6%)은 앞으로도 위의 비정상적인 구직 활동을 계속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비정상적인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응답자들은 비정상적인 활동을 하는 취준생을 보면 ‘공감이 간다’(30.7%)거나 ‘안타깝다’(24.9%) 등의 감정을 주로 느끼고 있었다. 취업이 너무 어려운 나머지 비정상에 매달리는 구직자들을 같은 구직자로서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료/사람인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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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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