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정부가 자동차 산업의 변화 속도에 맞춰 전기·수소차 검사·정비 체계를 구축한다. 이를 위해 미래차 전문정비소는 현재보다 3배 이상 늘리고, 전문인력도 적극적으로 육성한다. 또 2000억원 규모의 K-센서(Sensor) 연구개발(R&D) 사업을 통해 차세대 센서의 경쟁력도 확보한다.
정부는 30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혁신성장 BIG3 추진회의'를 열고 '전기·수소차 등 미래차 검사·정비 인프라 확충 및 전문인력 양성방안'과 '시장선도형 첨단센서, K-센서 기술개발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현재 해외 주요국들은 내연차 판매 중단 선언에 이어 빠르게 친환경차 시장으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오는 2030년까지 신차 판매의 약 33%를 전기·수소차로 보급한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하지만 국내 차량 검사·정비 체계는 내연기관 중심으로 머물러있다. 전기·수소차는 전체 검사차량의 0.1%(수소 102대, 전기 1만5181대)이나 대부분 육안검사 위주다. 또 내연기관 부품 중심의 정비로 미래차 전환을 위한 장비 도입·교육 준비 등도 필요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기차는 높은 장비가격으로 민간이 자체적으로 전문정비업체로 전환하는 데 한계가 있고, 수소차는 오는 2024년부터는 검사 처리용량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전기·수소차 검사를 체계화한다. 고전원배터리, 모터 등 고전원 전기장치의 절연 안전성과 작동상태 등 종합검사가 가능하도록 검사기준을 강화하고, 검사업체별 검사 품질 균등화를 위한 전기·수소차 검사 매뉴얼도 제작·배포한다.
또 미래차 검사기술 개발을 위한 R&D 투자 확대를 통해서는 배터리관리시스템의 경우 운행단계에서 배터리셀 고온·전압편차 등 이상변화를 자체 진단해 충전을 제한하는 안전조치를 수행토록 개선한다.
고전원 전기장치의 무상수리 의무기간도 2년·4만km에서 3년·6만km 등 원동기 수준으로 확대한다. 이와 함께 ADAS 장착 차량의 원활한 정비를 위해 첨단장치에 대한 정비업체의 데이터 접근성을 제고하고, 전자제어장치 무선업데이트(OTA)를 통한 자동차 정비 허용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민간검사업체에 전기차 범용진단기 보급을 올해 300개소에서 2023년 1800개 모든 검사업체로 확대한다. 기존 압축천연가스(CNG) 검사소는 CNG·수소 복합검사소로 전환하고, 수소차 전용검사소 4개소를 구축한다.
특히 정비업 등록기준 중 내연기관용 시설기준을 완화해 전체 정비소의 3%에 불과한 1100여개 정비소는 오는 2025년 3300여개까지 확대한다. 또 전문 정비업체에 전기차 정비 장비보급도 한시적으로 지원한다.
이와 함께 검사원의 역량강화를 위한 첨단차 관련 신기술 교육내용이 추가되고 정기교육으로 의무화한다. 또 미래차 현장인력 양성사업을 통해 전문대 자동차 관련 학과의 교육과정을 미래차 중심으로 전환한다.
아울러 정부는 K-센서 R&D 사업을 통해 2030년 5대 센서 강국으로 도약을 추진한다. 센서는 빛, 열, 소리 등의 외부 자극을 감지해 전자기기가 취급할 수 있는 전기신호로 변환해주는 소형 전자부품을 가리킨다. 오는 2024년 전세계 데이터는 100조 기가바이트 이상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처리하는 센서는 1조개를 돌파할 전망이다.
정부는 센서 산업이 진입장벽이 높은 만큼 대규모 K-센서 R&D 사업을 기반으로 기술개발, 제조기반, 해외진출 등 국내 센서 산업의 역량을 강화한다.
기술개발 분야에서는 11개 과제, 총 424억원을 투입해 국내 기업의 센서 시장 조기진입을 지원한다. 또 차세대 센서 소자 핵심기술을 확보에 총 665억원 규모의 14개 과제를 추진하고, 미래 센서 공통 기술개발을 통해 기존 센서의 개발에도 5개 과제, 총 388억원을 지원한다.
이외 제조분야에서는 나노종합기술원 등 기존 반도체 제조 인프라를 활용해 센서 시제품 제작을 지원한다. 첨단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센서에 필요한 요소 공정기술도 개발하고, MEMS 센서 기업에 기술지원을 제공한다. 해외진출과 관련해서는 별도 전담팀을 구성해 마케팅과 해외시장 진출 컨설팅 추진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모바일, 자동차, 바이오, 공공 등 4대 주요 분야의 데이터 수집·처리에 필요한 핵심센서 기술과 시제품 제작을 지원하겠다"며 "시장선도를 위한 한국 주도형 K-센서 기술개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자동차 산업 변화 환경에 맞춰 전기·수소차 검사·정비 체계를 구축한다고 30일 밝혔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아파트 단지 주차장 전기차 충전소에 차량이 충전 주차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