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정부가 고갈 위기에 놓인 고용보험기금의 재정 건전화를 위해 내년 7월부터 고용보험료를 1.8%로 전격 인상한다. 올해 말 기준 3조2000억원 적자가 예상되는 기금 건전화를 위해 3년만에 보험료율 인상이 또 단행된다.
고용노동부는 1일 고용보험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고용보험기금 재정 건전화 방안'을 의결했다. 이는 지난 4월부터 노사 및 전문가가 참여하는 고용보험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 논의 결과다.
고용보험기금은 근로자와 사용자가 낸 보험료로 조성한 것으로 실업급여 및 모성보호급여 지급, 고용안정 지원, 직업능력 개발 등 다양한 사업을 한다. 지난 2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위기로 고용유지, 취약계층 취업지원, 구직급여 등의 지출이 대폭 확대되면서 고용보험기금 재정 건전성 우려가 지속적으로 나왔다.
고용부에 따르면 올해 말 고용보험기금 적립금은 4조7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조9000억원 감소를 추산하고 있다. 여기에 공공자금관리기금 차입금 7조9000억원을 제외하면 올해 적립금은 3조2000억원 적자가 예상된다.
현재 고용보험료율은 1.6%로 근로자와 사업주가 0.8%씩 부담하고 있다. 이를 1.8%로 0.2%포인트 올려 노사가 각각 0.9%씩 분담하게 된다는 얘기다. 고용보험료율 인상은 지난 2019년 10월 이후 약 3년 만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보험료율 인상은 수준과 시기를 놓고 고용보험위원회에서 많은 논의를 벌인 끝에 기금 재정상황, 코로나19 이후 경제회복 기대 등을 고려해 내년 7월 1일부터 0.2%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고용부는 고용보험료율 인상과 더불어 일반회계 전입금 1조3000억원,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 차입금 1조3000억원 등 정부 재정 지원을 통해 내년 약 3조원의 추가 수입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이번 재정 건전화 방안을 통해 내년부터 고용보험기금 재정수지가 개선되고, 2025년 적립금은 약 8조5000억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또 단계적 차입금 상환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고용보험기금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서는 내년 2조6000억원을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청년추가고용장려금, 특별고용촉진장려금 등 6개 한시 사업도 조정해 1조원을 감축한다. 고용유지지원금 등 코로나19로 지출이 급증한 사업을 조정하는 등 1조6000억원을 줄이는 것이 골자다.
아울러 고용보험기금 목적에 맞지 않는 사업은 일반회계(정부재정)로 계속 이관하고, 현재 입법예고 중인 구직급여 반복수급 제도개선 등도 서둘러 시행하기로 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명예교수는 "보험료율을 올리는 것은 불가피한데 보험료를 내는 사람들은 불만이 많을 것"이라며 "고용보험료율 인상과 함께 그간 무분별하게 나가던 고용보험 지급금 등 지출구조를 과감히히 조정하는 조치가 따라줘야 여론의 반발을 무마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화진 고용부 차관은 "이번 재정 건전화 방안은 정부는 재정 지원을 확대하고, 노사는 보험료를 부담하는 등 노사정이 어려워진 재정 상황을 함께 극복하기 위해 집중 논의한 결과"라며 고용위기 극복을 위한 노력을 다짐했다.
고용노동부는 1일 고용보험위원회에서 담은 '고용보험기금 재정 건전화 방안'을 의결했다. 이는 지난 4월부터 노사 및 전문가가 참여하는 고용보험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 논의 결과다. 사진은 실업급여 창구로 향하는 시민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