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보행자 신호를 무시한 공사장 덤프트럭에 치여 숨진 초등학생의 유가족이 공사업체 측에 사과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을 올렸다.
지난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경주 OO초등학교 5학년 OOO의 첫 등교일 하늘나라로 간 횡단보도 교통사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숨진 초등학생 A양(12)의 어머니라고 밝힌 청원인은 "사고 당일은 방학을 마친 초등학교 5학년 막내의 첫 등교일이었다"며 "막내는 들뜬 마음에 '학교 잘 다녀오겠습니다' 인사를 하고 집을 나섰다"고 말했다.
청원인은 "막내가 신호등이 설치된 횡단보도에 파란불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순간 25톤 덤프트럭이 신호를 무시하고 막내를 덮쳤다"며 "막내는 그 자리에서 숨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고 후 공사업체 측에서 누구 한 사람도 나서서 사과하는 사람이 없고 재발방지책을 강구하겠다는 말 한마디 없다"며 "하루에 40~50대가 흙을 싣고 좁은 동네 도로를 달리면서 횡단보도에는 안전을 관리하는 현장 요원이 한 명도 없었다"고 분노했다.
또 "막내가 건너던 산업도로에는 '신호·과속 단속 카메라'가 한 대도 없다"며 "평소에도 주행하는 차량은 횡단보도에 파란불이 들어왔는데도 그냥 쌩쌩 막 달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동네 입구는 교통사고 사각지대"라며 "재발사고 방지책을 이행하도록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해당 청원에는 7일 오후 3시20분 기준 7600명 이상이 동의한 상태다.
앞서 지난달 30일 오전 7시50분쯤 경북 경주 동천동 한 교차로에서 25톤 덤프트럭이 우회전하다 초등생 A양을 치고 그대로 지나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발생한 날은 개학일로, A양은 학교에 가기 위해 보행자 신호에 맞춰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다. 사고 지점은 학교와는 다소 떨어진 곳으로 스쿨존은 아니었다.
A양은 사고가 발생한 뒤 바닥에 쓰러졌으나 덤프트럭 운전자는 A양을 미처 확인하지 못하고 그대로 지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덤프트럭 운전사를 조사한 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대구지방법원은 지난 2일 "증거 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없고 가해자가 범행을 인정하고 있어 구속 필요성이 낮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