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수소에 18.5조 투자…밸류체인 전 과정 통합 운영

최태원 회장 "수소 생태계 활성화 중추적인 역할 다할 것"

입력 : 2021-09-08 오전 11:31:16
[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SK(034730)그룹이 수소기업협의체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Korea H2 Business Summit) 출범에 따라 수소 생태계에 18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오는 2025년까지 연간 28만톤 공급체계를 구축해 수소 생산·유통·공급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완성한다는 목표다. 
 
 
8일 SK에 따르면 이날 수소관련 대표 민간기업 협의체인 ‘Korea H2 Business Summit’이 공식 출범했다. 
 
이날 총회 자리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수소 산업은 기후변화 대응 뿐만 아니라 한국의 새로운 산업이 되어 미래 일자리 창출 등 사회 기여, 나아가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통한 경제 기여도 가능하다"며 "수소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SK그룹도 중추적인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뉴시스
 
최 회장은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대규모의 투자가 필요하며 원활한 추진을 위한 펀드 조성을 건의 드린다"며 "협의체 기업들이 유망한 수소 사업 기회를 제공하고 금융회사들은 자금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대규모 자금이 소요되는 해외사업 및 수소 인프라 투자를 추진함으로써 수소사업 육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SK는 15개 회원사 중에서 가장 큰 규모인 18조5000억원원의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오는 2025년까지 수소 생산·유통·공급에 이르는 수소 밸류체인 전 과정을 통합 운영하는 국내 유일 사업자로서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는 목표다.        
 
SK의 수소 사업 추진 전략은 크게 △그룹 인프라 활용 수소 대량 생산 체제 구축해 국내 수소 시장 진출 △수소 생산·유통·공급에 이르는 밸류체인 통합운영 통한 사업 안정성 확보 △수소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한 기술 회사 투자 및 파트너십 통한 글로벌 시장 공략 등이다.
 
우선 국내 수소 생태계 조성을 위해 1단계로 SK E&S는 액화수소 3만톤 생산체제 달성을 위해 약 5000억원을 투자해 액화수소 생산기지를 건설한다. SK E&S는 인천시 서구 원창동 일대 SK인천석유화학단지 내 약 1만3000평의 부지를 매입해 연 3만톤 규모 수소 액화플랜트를 2023년까지 완공한다는 방침이다. 
 
SK 관계자는 "액화플랜트를 통해 수소를 액체 형태로 가공함으로써 수소가 기체 형태로 운송·충전되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비효율을 개선하고 안정성을 대폭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이를 위해 SK이노베이션(096770)으로부터 '부생수소'를 공급받을 예정이다. 부생수소는 석유·화학 공장 등 생산시설에서 생산 공정  중 부가적으로 생산되는 수소로, 생산과 유통의 어려움 때문에 재활용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경우가 많았다.
 
SK이노 산하 SK인천석유화학은 수소 에너지의 최대 수요처인 수도권에 인접한 사업장으로 수소의 장거리 운송에 따른 비용 문제도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입지를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1단계로 생산하는 액화수소 3만톤은 수소 승용차인 넥쏘 7만5000대가 동시에 지구 한바퀴(약 4만6520km)를 도는 데 필요한 양이다. 나무 1200만 그루를 심는 것과 동일한 탄소저감 효과로 수도권 대기질 개선 등 환경적 측면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SK는 2단계로 2025년부터 친환경 '블루수소' 대량 생산 체제도 가동한다는 목표다. 블루수소는 액화천연가스(LNG) 개질 등을 통해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을 활용해 제거한 친환경 수소다. 
 
SK E&S는 연간 300만 톤 이상의 LNG를 직수입하고 있는 국내 최대 민간 LNG 사업자로, 대량 확보한 천연 가스를 활용해 보령LNG터미널 인근지역에서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25만톤 규모의 청정 수소를 추가로 생산할 계획이다. 
 
SK는 장기적으로 태양광, 풍력 등 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그린 수소'생산 사업도 추진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수소의 대량 공급 체계를 완성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린수소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활용한 수전해 방식으로 이산화탄소 발생없이 생산된 수소다. 
 
그린수소를 25만톤을 추가 생산하게 되면 SK는 국내에서만 연간 총 28만톤의 친환경 수소를 생산·공급하는 글로벌 1위 친환경 수소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이같은 역량을 활용하여 중국?베트남 등 아시아 수소사업을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SK는 수소의 생산·유통·공급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통합 운영함으로써 사업의 안정성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수소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국내 수소 시장은 운송 및 충전 인프라의 부족 등으로 인해 수소 차량 보급에 어려움이 있고, 기존 수소 사업자들은 부족한 수요를 이유로 생산설비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상황이다.    
 
SK는 석유와 LNG 등 기존 에너지 사업에서 밸류체인 통합을 통해 에너지 생태계 조성을 주도한 경험과 노하우가 있다. 수소 밸류체인을 자체적으로 통합·운영하기 위한 상세 계획을 발표한 것은 SK가 유일하다. 
 
SK는 2025년까지 총 28만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SK에너지의 주유소와 화물 운송 트럭 휴게소 등을 그린에너지 서비스 허브로 활용해 차량용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연료전지 발전소 등 대규모 발전용 수요도 적극 개발한다.
 
아울러 SK는 수소 사업 핵심 기술 확보를 통한 글로벌 수소 시장 공략도 병행한다. 이를 위해 수소 관련 원천 기술을 보유한 해외 기업 투자는 물론 글로벌 파트너십 체결 등을 통해 글로벌 수소 사업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한다. 이를 기반으로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SK는 올 초 글로벌 수소시장 선도 기업 플러그파워에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으며, 최근에는 세계 최초로 '청록수소' 생산체제를 구축한 미국 모놀리스에도 투자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청정수소 생산 옵션과 핵심기술을 발빠르게 확보해 나가고 있다. 
 
청록수소는 메탄(CH4)이 주성분이 천연가스를 고온의 반응기에 주입해 수소와 고체탄소로 분해하는 방식으로 생산하는 수소로, 생산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행하지 않아 친환경 청정 수소로 분류된다. 
 
SK는 이번 수소기업협의체 출범을 계기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강화하고 경제적 가치 측면에서도 최적의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는 국내 수소 사업 본격 추진과 글로벌 시장으로의 선제적 진출 등 수소 생태계 구축을 통해 2025년까지 그룹 차원에서 30조원 수준의 순자산가치(NAV)를 추가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수소기업협의체 출범은 친환경 에너지사업의 궁극으로 평가받는 수소사업에 대한 각 기업들의 육성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 “SK도 투자 포트폴리오가 친환경으로 본격 전환하는 출발점에 선 만큼 그간 축적된 에너지 사업 역량을 친환경 수소 생태계 조성을 위해 결집함으로써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ESG경영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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