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올해 1~7월 국세수입이 전년보다 55조1000억원 더 걷힌 것으로 나타났다. 빠른 경기회복으로 법인세·부가가치세 등 총 25조원 등이 더 들어오고, 자산세와 더불어 세금 납부 유예 12조원 등 납부된 영향이다.
정부는 지난해 코로나19 피해 지원을 위한 세금 납부 유예 기저효과가 이달부터는 줄어들 것이라 보고있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부동산 거래 감소 등은 9월 이후 세수 변수로 떠올랐다. 다만 올해 예상 세수는 314조3000억원 당초 예상 수준을 유지했다.
기획재정부가 9일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및 이슈 9월호'에 따르면 올해 1~7월 국세수입은 223조7000억원으로 전년보다 55조1000억원 증가했다. 이 기간 잠정 세수 진도율은 71.2%로 1년 전보다 12.1%포인트 증가했다. 정부가 1년간 걷어야 할 세금 기준으로 올해 7월까지 이 비율만큼 걷혔다는 의미다.
경기회복, 자산시장 호조, 기저효과 등으로 국세 수입이 모든 세목에서 증가세를 보였다. 7월까지 누적 소득세는 71조7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2조4000억원 더 걷혔다. 법인세도 1년 전보다 10조9000억원 늘어난 41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민간소비의 영향을 받는 부가가치세는 57조3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9조원 늘었다. 상반기 부가세는 7월에 확정신고하게 돼 있는데 1~6월 민간소비 회복의 영향으로 대폭 증가했다.
부동산·주식시장 호조로 양도소득세가 9조1000억원 증가했다. 증권거래세는 2조2000억원, 농특세 2조3000억원 등 전년보다 15조원 늘었다. 특히 증권거래대금은 2020년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전년보다 80.9% 증가한 4413조원에 달한다. 7월에만 579조6000억원을 기록해 전년비 5.6% 늘었다.
여기에 이월납부·납부유예 등 작년 세정지원 영향으로 11조9000억원,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유족들이 낸 상속세 등 '우발세수'로 2조원이 더 걷혔다. 전년 동기 대비 14조원 증가한 것이다.
다만 7월 당월 기준 교통세(-1조2000억원), 주세(-4000억원)는 1년 전보다 감소했다. 세정지원 기저효과는 6월 13조3000억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7월 11조9000억원을 기록해 증가세가 꺾였다.
과태료, 변상금, 국고보조금 반환 등 세외수입은 17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8000억원 증가했다. 2월 연 1회 세입조치되는 한은 잉여금(1조4000억원), 담합기업 과징금 및 2020년 부담금 유예에 따른 기저효과 등이 작용했다. 진도율은 1년 전보다 1.4%포인트 증가해 60.9%를 기록했다.
소득세·법인세·부가가치세 등 국세, 기금수입 증가 등으로 1~7월 총수입은 전년보다 76조5000억원 증가한 356조9000억원이었다. 진도율은 전년보다 10.8%포인트 상승한 76.5%였다.
다만 남은 기간 부가세와 부동산 거래세 수준은 올해 세수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부가세는 1년에 4번 신고를 하는데 7~9월 세금은 10월에 신고하게 돼 있다. 정부는 7월부터 거리두기 강화가 본격 이뤄진 만큼 부가세 감소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10월 지표를 주목하고 있다.
올해 6~7월 부동산 거래량은 지난해 대비 36%가량 꺾였다. 통상 6월 주택거래세는 두 달 후인 8월 세수로 들어오게 돼 있다. 양도소득세 금액이 1000만원을 넘을 경우에는 2개월 동안 분납할 수 있다. 이에 부동산 거래 감소는 9~10월까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코로나가 7월부터 4단계가 됐고 이에 따라 거리두기가 강화됐다"며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세수에 미치는 영향은 주로 소비세 중에서도 부가가치세가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자산거래가 안정화되는 효과가 결국에는 올 하반기에 미칠 텐데 이것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두 가지 큰 변동 요인이 올해 세수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를 보려면 적어도 8월, 9월, 10월 부가가치세 신고까지 다 봐야한다"며 "다만 현재로서는 추경 때 말씀드린 추가 세수 31조5000억원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올해 1~7월 총지출은 377조6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1조6000억원 늘었다. 2차 추경으로 총지출 규모가 572조9000억원에서 604조9000억원으로 32조원 확대되면서 진도율은 전년 동기 대비 1.8%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1차 추경 기준으로는 진도율이 1.7%포인트 증가했다.
7월 당월 기준 총지출은 1년 전보다 8조2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3차 추경 집행이 집중된 영향으로 올해 역대 최고 수준(68.2%)의 상반기 조기집행, 2차 추경의 7월 말 국회 통과로 인한 7월 미집행 등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8월 이후 희망회복자금, 국민지원금 등 2차 추경 주요사업이 원활하게 집행되고 있어 총지출 진도율도 빠르게 개선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재정수지는 국세 및 세외수입, 기금수입 등 모든 분야의 수입 증가로 적자폭이 전년보다 개선됐다.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 적자 규모는 전년보다 54조9000억원 줄어든 20조7000억원으로 나타났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고용보험 등 사회보장성기금을 제외한 관리재정수지는 56조9000억원 적자다. 지난해보다 적자폭이 10조4000억원 줄었다. 관리재정수지는 정부의 실제 살림살이를 가늠하는 지표다.
안도걸 기재부 2차관은 "전반적인 경기회복세가 유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강화된 방역조치로 하반기 경기개선 흐름의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면서 "하반기에도 2차 추경 적시집행 등을 통해 경제회복과 함께 소상공인 등 피해계층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가 9일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및 이슈 9월호'에 따르면 올해 1~7월 국세수입은 223조7000억원으로 전년보다 55조1000억원 증가했다. 자료/기획재정부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