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쌍용차(003620) 매각이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주 새 주인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인수 유력 후보로는 에디슨모터스와 SM그룹이 꼽히고 있다. 이들은 1조원에 달하는 인수 금액을 즉시 유용 가능한 상황으로 불꽃 튀는 2파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회생절차 돌입 당시 HAAH오토모티브가 인수 자금 마련에 실패하고 파산 위기설이 돌았던 상황에 비교하면 쌍용차가 경영정상화에 한발짝 다가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매각주관사 EY한영회계법인은 오는 15일 본입찰을 위한 인수제안서 접수를 마감한다. 이후 이달 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이르면 다음달 말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의 첫번째 요건으로는 자금조달 능력이 꼽힌다. 인수 금액은 공익채권 6900억원을 포함해 1조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따라서 업계 안팎에서는 쌍용차 인수전이 검증된 자금조달 능력을 갖춘 에디슨모터스와 SM그룹의 양자 대결로 압축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에디슨모터스는 기존 자산 규모가 1000억원 정도로 쌍용차를 인수하기에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왔으나 사모펀드인 KCGI, 키스톤PE 등과 손잡으면서 순식간에 유력한 인수 후보로 급부상했다.
에디슨모터스 관계자는 "에디슨모터스와 SM그룹의 2파전이 벌어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15일까지 인수제안서를 제출할 예정으로 우선협상자가 된다면 그에 맞는 향후 후속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능한 만큼의 상황에 맞는 인수 금액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디슨모터스는 이미 확보한 전기차 기술을 쌍용차에 접목시켜 테슬라, 폭스바겐, 토요타, GM 등과 경쟁할 수 있는 회사로 만들어나갈 방침이다. 또 국내외 상장을 통해 조달된 자금 1000억~3000억원을 매년 추가 투자해 쌍용차를 세계적인 미래 자동차 회사로 변모시킨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왼쪽부터)한천수 쎄미시스코 CFO, 마영민 키스톤PE 대표,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이사, 강성부 KCGI 대표, 이병협 TG투자 대표가 지난달 9일 쌍용차 인수 컨소시엄 업무협약을 맺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에디슨모터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은 인수전 참전을 발표하면서 "인수에 성공한다면 3~5년 이내에 쌍용자동차를 정상화시킬 수 있고 흑자를 낼 수 있다"며 "쌍용차를 제대로 회생시켜서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도록 모든 정열을 바칠 생각"이라고 말한 바 있다.
자금력만 놓고 본다면 SM그룹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우오현 회장이 이끄는 재계 서열 38위인 SM그룹은 자산 규모만 10조4000억원이 넘는다. 여기에 현금성 자산만 1조원 가량 보유하고 있어 자력으로 인수대금 조달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된다.
재계에서 'M&A 귀재’로 불리는 우 회장은 그간 기업을 공격적으로 인수해 그룹의 덩치를 키워온 바 있다. SM그룹 관계자는 "아직 입찰가격이나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라면서도 "15일 본입찰이 마무리되고 나서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디슨모터스와 SM그룹 외에도 HAAH오토모티브의 새 법인 카디널원모터스가 김앤장을 법률자문사로 선정하면서 쌍용차 인수에 재차 도전장을 던진 것으로 확인됐다. 또 전기 스쿠터 업체 케이팝모터스, 전기차·배터리 제조사 엘비앤티와 인디 EV, 수소 에너지 전문사 하이젠솔루션 등이 지난달 예비실사를 마친 상황이다.
이 가운데 자문사 선정까지 마친 업체 5곳이 이달 본입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기업 간 눈치 싸움을 고려한다면 마감 당일인 15일 인수제안서 접수가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인수 이후의 자금 통용과 관련해서도 확실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쌍용차 인수전은 현재 2파전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인수 이후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금력'으로 당장의 부채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래차 준비나 R&D 계획 등도 함께 준비해야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