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SK이노베이션(096770)의 소재 사업 자회사 SK머티리얼즈가 8500억원을 투자해 배터리 핵심 소재인 음극재 공장을 짓는다. 차세대 배터리 소재 산업의 주도권 선점을 위한 포석이다.
SK머티리얼즈는 SK머티리얼즈 그룹14(합작회사)과 14일 경북도, 상주시와 8500억원 규모의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SK머티리얼즈 영주 본사 전경. 사진/뉴시스
합작사는 이번 투자양해각서에 따라 상주시 청리 일반산업단지 부지에 차세대 실리콘 음극재 배터리 소재 생산공장 설립을 추진하게 된다.
오는 10월 제1공장 착공에 들어가 내년 상업생산을 시작으로 추가 증설을 통해 확장할 방침이다. 투자 규모는 총 5500억원으로 예상된다.
SK머티리얼즈는 합작회사 증설에 맞춰 실리콘 음극재의 주원료인 실란(SiH4) 생산 공장 설립과 부지 매입에 총 3000억원을 투자한다.
실리콘 음극재는 배터리 생산에 주로 사용되는 흑연 음극재에 비해 주행거리를 향상하고 충전시간을 단축하는 차세대 소재다. 가볍고 부피가 작아 편의성이 높은 만큼 사용시간 증대를 필요로 하는 모바일·테블릿 등 전자 기기나 드론 같은 소형 항공기에도 활용할 수 있다.
합작사의 제품은 기존 실리콘 음극재의 문제점인 부피 팽창으로 인한 수명 감소 문제를 다공성 탄소 지지체 내 실리콘 증착을 통한 부피 팽창 최소화로 해결했다. 충·방전 용량과 초기 효율, 수명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는 평가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실리콘 음극재의 시장 수요는 오는 2025년까지 연평균 약 70% 성장하고, 2030년에는 약 20만t 이상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합작사와 SK머티리얼즈는 상주 지역사회와 시민 안전을 위해 설비·운영 단계별 최고의 설비 안정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향후 SK머티리얼즈는 투자회사
SK(034730)의 배터리 사업방향과 연계해 고부가 양극재 및 고기능 음극용 부재료인 탄소나노튜브(CNT) 도전재, 바인더, 첨가제 등으로 배터리 소재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날 협약식 자리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 강영석 상주시장, 이용욱 SK머티리얼즈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용욱 사장은 "이번 차세대 배터리 소재 생산공장 설립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힘써준 경상북도 및 상주시의 지원과 따뜻한 환대에 감사 드린다"며 "합작회사와 SK머티리얼즈는 적극적인 투자와 기술개발로 실리콘 음극재뿐만 아니라 다양한 배터리 소재로 산업을 확대해 글로벌 시장에 K-배터리 소재의 위상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강영석 시장은 "웅진폴리실리콘 공장 가동 중단 이후 오랫동안 침체돼 있던 청리일반산업단지에 기업을 유치하는 문제는 지역의 숙원이자 최대 현안이었다"며 "SK머티리얼즈와 SK머티리얼즈 그룹14이 지역과 상생하며 크게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기업 친화적인 정책을 보다 적극적으로 펼치겠다"고 말했다.
지난 1982년 설립된 SK머티리얼즈는 지난해 매출액 9550억원(영업이익 2390억원)을 올린 첨단 핵심 소재 제조 전문기업이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 5418억원(영업이익 1302억원)을 달성하는 등 연매출 1조 돌파가 기대되고 있는 SK그룹의 캐시카우(현금 창출원)로 주목받고 있다.
합작사는 미국의 배터리 음극재 특허 전문기업 그룹14 테크놀로지스와 SK머티리얼즈㈜가 합작해 이달 말 설립예정인 배터리 소재 전문 제조 기업이다. 자본금 총액은 772억원으로 SK머티리얼즈와 그룹14 테크놀로지스 지분율은 각각 75% 및 25%이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