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서윤 기자] 국내 첫 액화수소 플랜트·충전소가 구축되고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휘발유와 플라스틱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또 화장품 매장에서는 원하는 만큼 직접 리필해 구매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제4차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위원회'를 열고 총 25건의 실증특례를 승인했다고 15일 밝혔다.
우선 린데수소에너지·효성하이드로젠과 SK E&S·IGE, 하이창원이 각각 신청한 액화수소 플랜트·충전소 구축·운영, 액화수소 운송 사업이 승인됐다. 하이창원은 액화수소 플랜트 구축과 운송만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액화수소 플랜트 주요 설비와 수송 트레일러 용기, 충전소에 관한 기술·안전기준 등이 부재해 액화수소 설비가 상용화된 해외와는 달리 국내 구축에 어려움이 있었다. 규제특례위는 액화수소가 기체수소 대비 폭발 위험성이 낮고, 적은 부피에 많은 수소를 저장할 수 있어 효율적 운송이 가능한 점 등을 고려해 실증특례를 승인했다.
규제특례심의위를 주재한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이번 실증을 통해 울산, 인천, 창원에 최소 1조원 규모의 투자가 진행됐다"며 "국내 최초로 액화수소 설비가 구축되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지오센트릭,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가 각각 신청한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원료화 사업도 승인됐다. 이 사업은 중소업체 등으로부터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구매한 뒤 이를 원유와 희석해 석유화학·정제공정에 투입함으로써 플라스틱 제조에 필요한 나프타, 휘발유·경유 등 연료유를 생산하는 것이다.
이 사업이 본격화하면 오는 2030년 90만톤의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친환경적으로 재활용하는 방법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알맹상점과 이니스프리가 각각 신청한 조제관리사 없는 화장품 리필 매장도 추진된다. 이들 기업은 매장 내 샴푸, 린스, 바디클렌저 등 대용량 화장품 통을 설치한 뒤 고객이 필요한 만큼 리필 용기에 직접 덜어서 구매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조제관리사를 두지 않는 대신 화장품협회의 교육을 이수한 직원을 배치해 고객이 안전하게 화장품을 구매하도록 할 방침이다.
문승욱 장관은 "탄소중립은 도전적 과제지만 우리 산업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달성해야 할 숙제"라며 "이는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이기 때문에 규제혁신이 중요하다. 규제 샌드박스는 규제혁신을 통해 탄소중립을 조기실현하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5일 '제4차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위원회'를 열고 총 25건의 실증특례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특례심의위원회를 주재한 문승욱 산업부 장관.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세종=정서윤 기자 tyvodlo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