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입건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장모 최모씨를 위한 대응 문건이 대검찰청 차원에서 작성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시민단체로부터 추가로 고발됐다.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은 17일 윤석열 전 총장과 성명 불상의 검사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공무상비밀누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수사해 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공수처에 제출했다.
이 단체는 고발장 제출 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피고발인들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정부 조직인 대검을 사유화해 검찰총장 가족 변호란 사적 목적을 위해 '장모 사건 대응 문건'을 불법적으로 작성한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 사건 문건에 포함된 특정인에 대한 형사 사건 관련 정보 등은 모두 내밀한 수사 정보에 해당하고, 피고발인들이 직무상 획득한 공무상 비밀에 해당한다"면서 "피고발들은 특정인에 대한 형사 사건 세부 기록 등 민감한 개인 정보를 정보 주체의 아무런 동의도 받지 않고 검찰총장 가족 변호를 위한 문건 작성에 함부로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세계일보는 지난 14일 윤 전 총장이 재직하던 지난해 3월 대검이 최씨와 관련한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내부 문건을 작성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세계일보가 입수한 문건에는 △도촌동 부동산 사건 △정대택 관련 사건 △의료법 위반 사건 △양평 오피스텔 사기 사건 등 4건의 사건과 관련 사건이 정리돼 있다.
해당 문건에 등장하는 정대택씨는 이날 성명을 내고 "윤석열 전 총장이 처와 장모의 범죄를 은닉하고 상대방을 제압하는 문건임에도 언론과 국회 대응용이라 변명한 사실은 고발 사주 사건과 같이 국민을 배신하고, 민간인을 사찰한 의혹이 있는 행위로서 이 또한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회는 윤석열 청문회 개최를 의결하고, 관련자들을 증인으로 소환 신문해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공수처는 검찰이 작성한 '총장 장모 의혹 대응 문건'의 민간인 사찰 부분에 대한 관련자를 색출해 엄벌해 달라"고 요구했다.
참여연대는 이날 논평에서 "문건의 출처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지만, 대검 내부에서 문건이 작성된 것이라면 '검찰권의 사유화'에 해당하는 중대한 사안으로 철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윤 전 총장은 보도가 나간 직후 연루된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사실이라도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반박했다"며 "그러나 진행 중인 사건의 수사나 공소 유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대검의 조직이 특정 당사자의, 그것도 조직의 수장인 검찰총장의 가족 사건에 대해 검찰 내부망을 활용해 자료를 수집·조사했다면 그 자체로 부적절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사안의 성격상 대검의 자체 조사만으로 진상이 제대로 규명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법무부 또한 검찰을 관리·감독해야 할 책임이 있는 만큼 진상조사 과정에 미비점이 없는지 등을 면밀히 살펴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가 17일 오전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분향을 마친 후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에 항의하는 보수단체 회원들이 대거 몰리자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생가를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