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경미 대법관 취임 "법률기술자 되고 싶지 않다"

6년 임기 시작…"화해하고 공존하는 자리 만드는 데 힘 보탤 것"

입력 : 2021-09-17 오후 6:03:47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오경미 대법관이 17일 6년의 대법관 임기를 시작했다. 오 대법관은 이날 취임사에서 "법률기술자가 되고 싶지 않다"고 적은 25년 전의 각오를 다시 한번 되새겼다. 법관직을 시작하며 썼던 글을 인용하면서다. 그는 "사람을 사랑하고 삶을 사랑할 수 있는 법률인이 되어, 법의 올바른 길을 같이 가고 싶다"고도 했다.
 
오 대법관은 "사람들은 지금을 일러 확증편향의 시대라고 하는 상황"이라며 "이런 때일수록 상충된 가치가 공존할 수 있는 평화의 지점에 대한 국민의 갈망은 더욱 간절하고 대법원에 거는 기대는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법원이 법률의 합목적적 해석을 통해 차별과 혐오를 넘어 대립하는 가치가 화해하는 평화와 공존의 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제가 가진 모든 힘을 다해 보겠다"고 말했다.
 
오 대법관의 취임으로 김영란·전수안·박보영·김소영·박정화·민유숙·노정희 대법관에 이어 우리나라 여성 대법관은 전·현직을 포함해 8명으로 늘었다. 
 
오 대법관은 전북 익산 출신으로 이리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왔다. 사법연수원을 25기로 수료한 뒤 1996년 서울지법 판사로 임관했다. 당사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재판과 해박한 법리로 정평이 높다. 2020년 전북지방변호사회에서 진행하는 법관평가에서 우수 법관으로 선정됐다. 
 
대법원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별도 취임식은 열지 않았다. 대신 서울 동작구 현충원 국립묘지를 참배한 오 대법관은 방명록에 "호국영령 앞에 헌법 정신에 따라 소수자와 약자를 위한 대법원의 사명을 다하겠노라 다짐합니다"라고 적었다.
 
오경미 신임 대법관이 17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참배하고 있다. 사진/대법원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최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