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경미기자]
앵커 : 이번 순서는 <토마토TV>와 벤처기업협회가 공동 기획한 코너입니다. '제2벤처시대, 우리가 연다!' 산업부 문경미 기자와 함께 합니다. (인사)
기자 : (인사)
앵커 : 최근 정부가 나서서 중소기업을 지원한다는 소식이 연일 보도되고 있습니다. 벤처기업으로 시작해서 대부분이 중소기업이 되고, 이후 중견기업으로 나아가지 않습니까? 오늘 다녀오신 기업, 조금 특별하다고 들었는데요.
기자 : 네, 우리나라 벤처 1세대이자, 중견기업의 표상이라 할 수 있는 기업인데요. 벤처기업협회의 회장사이기도 합니다. 주성엔지니어링(036930)을 다녀왔습니다.
앵커 : 주성엔지니어링은 유명한 기업 아닙니까? 지난 2분기 실적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저희 방송에서도 이야기가 종종 나왔던 종목인 것 같은데요.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주성엔지니어링의 지난 2분기 매출액이 분기 사상 최대치였는데요. 97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영업이익률도 약 14% 정도인 133억원을 달성했는데요. 2분기 실적 외에 대규모 수주가 계속 되고 있기 때문에 올해, 사상 처음으로 4천억원 이상의 매출 달성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앵커 : 좋은 소식인데요. 주성엔지니어링의 황철주 대표는 벤처기업협회장으로 최근 저희 인터뷰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죠? 벤처기업협회장이 운영하는 회사, 직접 다녀오셨다니 내용이 더 궁금해지는데요. 회사가 좀 멀리 있지 않나요?
기자 : 본사는 경기도 광주시에 위치하고 있었는데요. 주성엔지니어링의 이름을 딴 '주성교'도 눈길을 끌었는데요. (웃음) 분당과 가까워서 우수인력 확보 차원에서 이곳으로 회사를 옮겼다고 합니다.
앵커 : '주성교'? (웃음) 네, 주성엔지니어링, 저희 시청자 여러분들께서도 잘 알고 계시겠지만 간단하게 소개해주시죠.
기자 : 주성엔지니어링은 국내 반도체 장비 업체 중 1세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반도체 장비부터 시작해서 LCD, 솔라셀까지 제품군을 다각화해 괄목할만한 실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매출 구조는 지난 2분기 실적을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반도체가 매출의 26%를 차지하고 있구요. LCD가 35%를, 솔라셀-태양전지가 매출의 39%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내년에는 최근 양산 평가가 완료된 LED가 또 다른 매출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 특히 제조업이 그런 것 같은데요. 매출 다각화가 그 기업의 성장성을 판단할 수 있는 잣대가 되지 않습니까?
기자 : 네 맞습니다. 보통 어느 기업을 보더라도 히든카드가 하나만 존재한다는 건 그만큼 리스크도 크다는 이야긴데요. 주성엔지니어링의 경우는 미래 가치가 포함된 한 발 앞선 제품을 계속해서 만들어내고 있고, 그 부분에 있어서는 이미 기업 가치가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한 전문가 이야기 들어 봤는데요. LIG 투자증권에서 반도체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김영준 기업분석팀장입니다.
[싱크 : 김영준 (LIG 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
"지금 현재 삼성전자, 하이닉스, LG 디스플레이 같은 대형 업체들이 투자를 계속해서 늘리고 있습니다.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까지도 상당 부분 현재의 투자를 유지하겠다는 발표를 한 상태고, 그리고 두번째로는 차세대 성장 모멘텀이라고 할 수 있는 솔라셀이나 LED, AMOLED 쪽에서도 대형업체들이 투자를 많이 늘리고 있기 때문에 전방 산업군에서 이미 주력 장비군을 확보하고 있는 주성엔지니어링 내년에도 상당히 큰 폭의 성장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 올해 사상 최대인 4천억원의 매출이 기대되는 기업, 주성엔지니어링의 오늘이 있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기자 : 주성엔지니어링은 1995년 설립됐는데요. 황철주 대표가 외국계 반도체 회사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회사 설립 후 삼성전자에 납품을 하면서 97년 240억원이었던 매출이 2년만에 540억원으로 올랐는데요. 이후 99년 반도체 장비 국산화에 기여하며 화려하게 코스닥에 상장했습니다. 당시 주성엔지니어링은 코스닥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 중 하나였습니다. 99년 말은 벤처 열풍이기도 해서 당시 시가총액이 2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는데요. 그러나 최대 고객이었던 삼성전자가 계약을 끊으면서 주성은 적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앵커 : 적자의 길이라면 얼마나 됐던 건가요?
기자 : 2001년부터 3년간, 누적 영업적자가 1200억원에 달했습니다. 당연히 주가도 바닥에 떨어졌겠죠. 조금 전 화면에서 보셨을텐데요. 회사 앞에 보면 대형 태극기가 걸려 있습니다. 이게 바로 가로 13m, 세로 9m짜리라고 하는데요. 당시 회사가 망한다는 소문 앞에서 황철주 대표가 직원들의 마음을 다잡기 위해 만든 특별한 태극깁니다. 바로 "우리가 대한민국 최고의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 바로 대표 선수다" 이런 의미로 태극기를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그 이후에도 주성엔지니어링은 계속 어려웠습니다. 2003년 3월의 시가 총액이 470억원 수준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때 턴어라운드가 된 실질적인 지점이 2002년 말 완성된 LCD 제조장비의 대규모 수주를 통해선데요. LG필립스디스플레이 지금의 LG디스플레이가 2003년 장비 성능을 인정하면서 대규모 발주를 했습니다. 그리고 2004년 주성은 LCD 장비로 167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게 됩니다.
앵커 : 어, 무슨 한 편의 드라마가 이 회사의 성공 스토리 같은데요. 그야말로 위기를 극복하고 턴어라운드를 이룬 대표 기업의 하나가 바로 주성엔지니어링이군요.
기자 : 네, 그러나 그 후에도 위기는 또 찾아왔는데요. 2006년 IT 경기가 좋지 않았을 때, 또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반도체와 LCD 업체들이 투자를 하지 않았죠. 그러나 이때에도 주성은 연구개발을 계속 했습니다. 바로 태양전지 제조 장비 쪽이었는데요. 2005년 개발에 착수했던 제품이 2007년 세상에 나왔습니다. 이 제품은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대형 수주에 성공했구요. 지난해 3, 4분기 연속 최대 매출 기록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현재 태양전지 제조 장비가 주성 매출의 4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앵커 : 연구개발을 끊임없이 진행한 회사, 대표의 리더십이 엿보이는 대목인데요. 회사가 어려워지면 규모를 줄이고 구조조정과 버티기로 일관하는 게 대부분 회사들이 선택하는 방법인데, 주성은 미래를 준비하고 그 미래 가치를 통해 이제 그 빛을 발하게 된 것 같습니다.
기자 : 네, 주성엔지니어링은 지금도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는데요. 예를 들자면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당기순손실만 290억원이 넘었습니다. 하지만 400억원이 넘는 돈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는데요. 남들보다 앞서 나가야 한다는 게 황철주 대표의 생각이었고, 경쟁상대가 없는, 최소한 3~4년을 앞서갈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서 시장을 개척하자는 게 황 대표의 목표입니다.
앵커 : 그야말로 '블루오션'을 찾는다. 이런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다음해에 출시되는 LED 제품도 기대가 되는데요. 그런데 생각하고 보면 이런 남들보다 앞서나가는 제품을 만드는 것,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기자 : 저도 그 부분에 대한 질문을 계속 했는데요. 황 대표님은 이런 이야기를 하셨어요. 세상이 불공평하지 않아서 자신은 능력이 없어서 하느님이 이런 좋은 아이디어를 줬다. 이렇게 웃으며 말씀하셨는데요. 그래서 아이디어는 어떻게 받으셨냐고 했더니, 동문서답을 했습니다.
앵커 : 네? 동문서답이요? 아니, 기업 대표들은 미래 트렌드나 이런 걸 읽는 것 아닙니까?
기자 : 경기도 광주에 있는 주성엔지니어링 본사에서 내려다 보면 거대한 묘지가 형성되어 있는데요. 비오는 날 꼬챙이가 긴 우산을 들고 앞에 서 있으면 된다고 하시더라구요. 하늘로부터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번개를 맞으면 된다, 이러셨는데요.
앵커 : (웃음) 번개요?
기자 : 네, 썰렁하다고만 생각했는데요. 그만큼 영감이 떠오르는 일을 하기 위해 노력을 한다는 의미겠죠?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의 대표가 벤처협회장이 되면서 강조하고 있는 이야기가 하나 있는데요.
앵커 : 그게 뭔가요?
기자 : 바로 명품벤처입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싱크 :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
"해야 되는 일이 하고 싶은 일이고, 그게 우리가 하는 일이고 만드는 일이면 명품이 된다. 카피나 개선이나 조금 더 좋게 만드는 건 명품이 될 수 없어요. 그건 창조도 아니고, 명품이 될 수도 없는데, 명품은 창조를 바탕으로 한 혼이 실린 제품은 명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기자 : 즉, CEO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이야긴데요. 황 대표는 회사가 어려울 때 직원들을 설득해서 그들로 하여금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정말 좋은 훌륭한 제품을 개발하는 데에 힘을 쏟았습니다. 보통 중소기업들이 대기업의 하청을 목적으로 만들어내는 제품이 아닌, 그래서 기존의 제품보다 조금 성능이 좋거나 가격이 싼 그런 제품이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하나밖에 없는, 더 나아가 전 세계에서 하나뿐인 제품을 만들자는 겁니다. 주성은 그 길에서 성공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황철주 대표가 벤처기업협회장으로도, 대한민국 중견기업의 대표로 주장하고 있는 것이 바로 사람들의 혼이 들어간 명품을 창조해낼 수 있는 기업이 되자는 것입니다.
앵커 : 회사 스케치를 보니까 사무실 곳곳에 있는 문구들이 참 인상적인데요. "100-1=0, 1+1=5" 그러한 대표의 메시지가 담긴 무엇인 것 같은데요?
기자 : 네, 그렇습니다. 100-1=0이라는 건 100개를 잘해도 하나를 잘못하면 아무것도 아닌 게 된다는 의민데요. 1 더하기 1도 더 큰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 제품이 중요하다는 이야기겠죠? 국내 벤처기업으로 출발해 매출 1조를 달성한 건 NHN이 유일한데요. 주성엔지니어링 역시 매출 1조를 달성하며 앞으로 새로운 성공 스토리를 쓸 것으로 기대됩니다.
앵커 :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뉴스토마토 문경미 기자 iris060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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