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 아들(31)이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로부터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을 수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곽 의원은 "잘 모른다"는 입장이지만 비상식적인 퇴직금 액수에 여러 의문이 제기되며, '이재명 게이트'라는 야당 주장도 설득력을 잃게 됐다.
26일 <CBS노컷뉴스>에 따르면 곽씨는 2015년 6월 화천대유에 입사해 올해 3월 대리 직급으로 퇴사했다. 곽씨 급여는 233만원으로 시작해 퇴사 직전 383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퇴직금은 약 2200~2500만원 규모가 돼야 한다.
화천대유 측은 지급된 50억원이 모두 '퇴직금'이라는 입장이다. 이성문 대표는 "직원이 퇴사를 했으니까 당연히 퇴직금을 지급한 것"이라며 "내부절차를 거쳐서 합법적으로 지급했다"고 말했다. ‘너무 많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합법적으로 절차를 거쳐서 지급했다는 것 외에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반면 곽 의원은 '성과급' 명목이라면서 정확한 액수는 본인도 모른다는 입장이다. 곽 의원은 "아들한테 최근 성과급으로 (회사로부터)돈을 받은 게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회사하고 아들의 관계이기 때문에 자세하게 물어보진 않았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곽 의원 아들이 받은 50억원이 퇴직금이나 성과급이 아닌 곽 의원의 투자금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그러나 곽 의원은 "화천대유에 투자한 적 없다"며 "저는 그 회사 일에 대해서 언급한 사실도 없고 관련있는 상임위에 있어 본 적도 없다. 관련된 아무런 일도 한 적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무슨 사안이든 특검을 통해 빨리 규명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곽씨의 입사를 두고 곽 의원과 화천대유의 설명이 다른 것도 의혹을 키우는 부분이다. 곽 의원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기자가 검찰 출입할 때 오래전부터 알았다"며 "부동산 시행사업을 하려고 한다고 들었다. (사람을 뽑는다는) 얘기를 듣고 아들한테 한번 알아보라고 얘기를 해서 채용이 된 것이다. 제가 누구한테 추천을 했는지 모르겠는데, 저는 추천한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화천대유 측은 "채용공고를 내긴 했지만 그 즈음에 (곽 의원이) '이렇게 일도 잘 할 수 있는 아들이 있는데 면접 한 번 보면 어떻겠나'라는 얘기가 있었다. 그래서 면접을 보게 된 것"이라며 "곽 의원은 김만배 대주주하고 저하고 이 사업을 하기 전부터 법조 선배였기 때문에 잘 알았다"고 말했다. 곽 의원과 이 대표, 김 대주주 등은 성균관대 동문이다.
'문재인 저격수'로 유명한 곽 의원은 2013년 3월부터 8월까지 박근혜정부 청와대 민정수석비석관을 역임했고, 이후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을 거쳐 2016년 4월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현재 국민의힘 재선 의원을 지내고 있다.
여기에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 변호를 맡았던 이경재 변호사가 2017년부터 화천대유 법률 고문으로 활동하는 등 야권 인사들의 개입 여부가 속속 드러나면서 화천대유 논란은 지금과는 다른 양상으로 흐를 가능성이 커졌다.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의 아들 곽모씨(31)가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로부터 퇴직금 명목으로 50억 원을 수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곽 의원이 지난 4월 공수처를 항의방문한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