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도 불구하고 올 3분기 실적 선방을 이뤄낼 전망이다. 국내외 자동차 수요가 급증한 상황이 '실적 방어막'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 친환경차 전환에 속도가 붙으면서 판매량 급감 우려를 해소하는 모습이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조79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3분기에는 약 2조1000억원의 세타 엔진 관련 품질 비용 반영으로 3138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바 있다. 매출은 29조4713억원으로 전년 동기(27조5758억원) 대비 6.87%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기아도 마찬가지다. 기아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1조33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1.3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도 지난해 3분기 1조2600억원 수준의 품질 비용이 반영돼 1952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바 있다. 매출은 17조7161억원으로 전년 동기(16조3218억원) 대비 8.54% 늘어날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차그룹 양재동 사옥 전경 사진/현대차그룹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세간의 우려와 달리 3분기 양사의 판매량은 견조한 상태다. 현대차는 지난 7월 국내 5만9856대, 해외 25만45대 등 30만9901대를 판매했으며 지난달 판매량도 29만4591대로 30만대 안팎을 유지했다. 기아의 경우에는 7월 4만8160대, 해외 19만3239대 등 총 24만1399대로 전년과 비교해 오히려 8.7% 늘어났다. 8월에는 전년 대비 0.1% 증가한 21만7204대를 판매했다.
해외 시장 점유율은 상승세다. 특히 양사는 지난달 유럽 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월간 점유율 10%를 넘겼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 집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지난 8월 유럽에서 10.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현대차의 점유율은 5.3%로 전년 동월 대비 1.0%p 상승했으며 기아는 0.8%p 오른 4.8%를 기록했다.
양사의 친환경차 판매도 본궤도에 오른 상황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1~8월 국내 친환경 SUV 판매량은 전년 대비 81.4% 증가한 7만4099대를 기록했다.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 호조세도 두드러진다. 현대차·기아의 미국 현지 친환경차 판매량은 1~8월 누적 기준 6만9446대로 전년(2만3733대) 동기 대비 192.6% 증가했다. 각사별로 보면 현대차의 판매량은 4만7630대로 작년과 비교해 4배 이상 늘었다. 기아는 82.7% 증가한 2만1816대의 친환경차를 판매했다.
다만 반도체 수급난 장기화는 변수로 꼽힌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거점인 말레이시아에 최근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생산시설이 잇따라 가동을 멈추고 있어서다. 따라서 전세계 주요 자동차업체들도 반도체 물량이 제때 도착하지 않아 생산 중단에 들어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낮은 재고, 적은 영업일수, 반도체 부족 우려에도 현대차의 실적은 우상향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기아는 올해 역대 최대 연간 매출 및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내년에도 신기록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