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폭스바겐 '골프'가 5년 만에 국내 시장에 돌아온다. '해치백 무덤'으로 통하는 국내 시장에서도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만큼 해치백 시장의 부활을 이끌 수 있지 주목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신형 8세대 골프는 이르면 다음달, 늦어도 연내 출시될 예정이다. 8세대 골프는 2019년 10월 처음 공개됐다. 국내에는 출시 된지 2년 만에 첫 선을 보이는 것이다.
8세대 골프 디젤 모델인 2.0 TDI는 지난 8월 25일 환경부의 배출가스 및 소음인증을 통과하며 출시 채비를 마쳤다.
골프는 해치백 중 유일하게 2009년부터 2015년까지 7년 연속 수입차 판매 톱10에 들 정도로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은 모델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료에 따르면 골프 2.0 TDI는 2009년 9위로 톱10에 첫 이름을 올린 뒤 2010년 4위, 2011년 5위, 2012년 7위, 2013년 8위, 2014년 4위, 2015년 4위를 기록했다. 2015년에는 6212대가 팔려 최고 기록을 세웠다.
8세대 골프. 사진/폭스바겐코리아
하지만 2013년 국내에 출시된 7세대 골프가 2015년 9월 터진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 사건, 일명 디젤게이트 여파로 이듬해 7월부터 판매되지 않고 있다. 7세대 부분 변경 모델도 국내에선 볼 수 없었다.
8세대 골프 2.0 TDI의 최고출력은 150마력, 최대토크는 36.7kgf.m다. 복합연비는 17.8km/ℓ다. 7세대 골프 2.0 TDI(15.5km/ℓ)보다 개선됐다. TDI 엔진의 경우 2개의 SCR 촉매변환기(트윈 도징 시스템) 기술을 채택해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80% 낮췄고 연료 소비량은 17%가량 개선시켰다. 전장·전폭·전고는 4284·1789·1456mm로 휠베이스는 2636mm다. 7세대(4255·1800·1450mm) 보다 조금 더 커졌다.
국내에는 2.0 TDI가 먼저 출시되고 고성능 가솔린 모델인 2.0 GTI는 내년 상반기로 예상된다. 다만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가 변수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원래 10월정도로 예상했는데 반도체 수급 이슈가 계속돼서 조금 밀릴 가능성도 있다"며 "늦어도 연내에는 출시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해치백 시장은 2015년 연 20만대에서 지난해 10만대 수준으로 반토막이 났다. 간판 해치백 모델인 골프의 판매 중단과 국내 해치백 모델 단종이 원인으로 꼽힌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해치백 신규등록 대수는 2015년 19만9137대, 2016년 20만292대로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골프 판매 중단 이후 2017년 16만7544대로 급감했고 2018년 15만1547대, 2019년 12만8528대, 지난해 10만3380대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1~8월) 역시 5만6207대에 그쳤다.
국산 해치백의 경우
현대차(005380)가 '골프 대항마'를 외치며 2016년 출시한 3세대 i30는 지난해 단종 됐다.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는 해치백은
기아(000270) K3 GT, 현대차 벨로스터 N 등 두 차종에 불과하다. 국산차 중에서는 8세대 골프의 경쟁 차종이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 해치백은 동급 세단, SUV와 비교해 상품성이나 가격적인 면에서 메리트가 떨어진다"며 "국내에서 골프의 인기가 높은 건 사실이지만 친환경 트렌드인 최근 자동차 시장에서 디젤 엔진이 얼마나 경쟁력이 있을 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