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서윤·이민우 기자] 정부가 '백신 패스(Pass)' 도입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나 미접종자 패널티(불이익)에 대한 접근은 신중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백신 패스가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될 수 있으나 미접종자의 패널티보다 인센티브 확대를 위한 시그널이 필요하다는 주장에서다. 또 해외 사례처럼 백신 접종자와 미접종자 간의 자유·인권 문제를 야기하지 않도록 정부의 불신 해소가 노력돼야한다는 점도 꼽았다.
29일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백신 패스는 오는 11월 초부터 도입될 전망이다. 앞선 28일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도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는 시점을 11월 초순으로 언급하면서 '백신 패스' 검토를 거론한 바 있다.
백신 패스는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위드 코로나' 방안 중 하나다. 백신 접종 완료자나 완치자, 유전자 증폭(PCR)검사 음성 확인서를 가진 사람에게 다중이용시설 출입을 허용하는 제도다.
접종률이 높은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이미 백신 패스를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백신 접종자와 코로나19 완치자, 음성 판정자에게 디지털 증명서를 발급해 식당·주점 등 다중 이용 시설 출입 시 제시하도록 하고 있다. 백신 미접종자는 PCR 음성 판정 증명서를 24시간만 활용할 수 있다.
이탈리아에서도 모든 근로자가 공공 시설과 민간 시설을 이용할 때 독일의 백신 패스와 같은 '그린 패스'를 지참해야 한다. 프랑스도 식당⋅주점은 물론 영화관이나 스포츠 경기장, 열차·여객기 등 대부분 시설에 '보건 패스'를 의무화했다.
미국 뉴욕시는 식당·체육관·공연장 등 실내 시설에 입장할 때 1차 접종 이상 증명서를 의무 지참해야 한다.
우리나라도 백신 패스가 도입될 경우 다중이용시설 제한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미접종자들의 중증화율과 치명률이 높고, 미접종자 중심의 유행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접종 기회를 원천적으로 부여받지 않은 저연령층이나 학생들에 대한 부분은 별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백신 패스 사용 방식을 놓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실상 백신 미접종자에게는 패널티가 주어지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특히 백신 패스가 도입되면 백신 접종을 강요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질 가능성도 높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접종을 안하는 사람도 있지만, 기저질환이 있거나 1회 접종 후 심각한 부작용 때문에 접종을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무조건 패널티 개념이 아니라 이 분들도 보호를 할 수 있는 쪽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패널티보다 백신 접종자에게 좀 더 인센티브를 주는 쪽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 패스 도입보다 접종 안전성 등에 대한 국민 불신이 먼저 해소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우주 교수는 "접종 부작용과 사망자가 지속적으로 나오면서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접종 거부 원인이 되고 있다"며 "이런 것들이 해소가 안되면서 접종자만 우대하는 것은 차별적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백신 패스는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한 방안이 될 수 있지만, 백신 안전성과 보상 등에 대한 국민 불신 해소와 동의 같은 것들이 먼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해외의 사례는 백신 접종자와 미접종자의 자유·인권의 문제에서 야기된 것이다. 백신 접종자 인센티브에 대해 국민들이 용인하고 소통이 잘 이뤄진다면 우리나라는 상황이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차별을 하거나, 정치적으로 불리해지거나, 경제적으로 지원금을 못 받는 등의 적극적 차별이 아니라면 일정 부분은 수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9일 <뉴스토마토>가 '백신 패스' 도입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종합한 결과, 미접종자의 패널티보다 인센티브 확대를 위한 접근성을 조언했다. 표/뉴스토마토
세종=정서윤·이민우 기자 tyvodlo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