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 도·소매 법인을 운영하는 A사업자는 물품 판매대금 일부를 자녀 B씨 명의계좌로 입금 받아 소득신고를 누락해왔다. 자녀인 B씨 통장에 모인 돈을 인출해 고액 상가건물을 신축했다. 이후 B씨는 자기 명의의 고가 아파트를 구매했다. 이들은 부동산 취득자금을 불법증여 혐의로 결국 덜미를 잡혔다.
# 가족법인을 운영하는 C씨와 자녀 D씨는 지분 100% 소유의 법인에 저가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이후 C씨 본인은 인수를 포기하고 배우자와 3명의 자녀가 지분을 인수했다. 이들의 수법은 불균등증자로 이익을 챙기는 편법증여로 드러났다.
# 1인 인터넷 방송 사업자인 F씨는 최근 수십억원의 상가건물과 아파트를 구입 후 명품 구매 등 호화생활을 누렸다. 최근 개인방송과 화보발행 등으로 수억원의 수익을 올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인 소유 매니지먼트 법인으로부터 수억원의 가공 세금계산서를 수취하는 방식으로 소득을 탈루했다. 특히 F씨가 개인 후원계좌를 통해 고액의 금전을 증여받은 것도 세수당국에 포착됐다.
국세청은 부모찬스를 이용한 고액재산 편법취득 연소자 등 446명에 대한 고강도 세무조사에 착수한다고 30일 밝혔다.
우선 고가 상가빌딩 취득자금 등 편법증여 혐의를 받는 연소자 155명에 대한 조사가 이뤄진다. 이들은 사업체를 운영하는 부모가 매출 등을 누락하거나 명의위장·차명계좌 등 불법행위를 이용해 소득을 은닉해 자녀에게 편법 증여한 혐의다.
국세청은 공정성을 패치고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변칙증여 혐의자 446명에 대한 고강도 세무조사에 착수한다고 30일 밝혔다. 사진은 차명계좌를 이용하여 누락한 사업소득으로 자녀 명의 고액 부동산 취득한 사례. 사진/국세청
허위계약 등 채무를 이용해 증여한 혐의를 받는 연소자 72명도 조사대상이다. 이들은 부모의 부동산 등을 담보로 은행으로부터 고액의 자금을 차입한 후 부모가 해당 채무를 대신 변제하는 방식으로 변칙 증여를 받아왔다.
주식, 펀드 등 자본거래를 이용한 편법증여 혐의를 받는 197명도 조사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공개되지 않은 비상장 기업정보를 이용해 연소자 자녀에게 저가로 주식을 이전하고, 가족기업을 유상증사 후 부모가 인수 포기한 주식을 재배정받는 방식으로 이익을 변칙적으로 분여한 혐의다.
부모로부터 현금으로 펀드 출자금을 지원받아 재산을 축적한 연소자도 대상이다. 이들은 부동산, 주식과 달리 세원포착이 어려운 펀드 출자금 등 금융상품을 이용해 증여세를 회피해왔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개인 인터넷 방송을 통해 명품 사재기 등 호화 사치 생활을 한 연소자 사업가 등 22명에 대한 탈루 혐의도 포착했다. 이들은 특정 개인으로부터 고액의 자금을 직접 이체 받는 방식으로 소득을 누락한 혐의다.
박재형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은 "조사대상은 연령, 소득 등을 감안할 때 자력이 부족함에도 고가의 재산을 취득한 연소자"라며 "미성년자를 포함해 20대, 30대 초중반의 경우에도 본인이 소득을 창출한 기간에 비해 고액의 재산을 자력을 취득할 수 없는 자산을 가진 자를 조사대상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대표적인 부의 이전수단으로 이용되는 주택뿐만 아니라 상가빌딩 등에 대해서도 취득 즉시 자금출처조사를 실시하는 등 검증 수준을 높인다. 재산 취득 과정에서 취득자금으로 인정된 채무 또는 해당 재산에 담보된 채무에 대해서는 자력 상환여부도 끝까지 확인할 계획이다.
박재형 국장은 "연소자의 세금 탈루 여부에 대한 검증을 한층 강화해 납세의무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조기에 정착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성실신고가 최선의 절세임으로 성실한 납세의무 이행을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국세청은 공정성을 패치고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변칙증여 혐의자 446명에 대한 고강도 세무조사에 착수한다고 30일 밝혔다. 사진은 브리핑하는 박재형 국세청 자산과세국장.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