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금융당국이 도덕적해이를 방지하기 하기 위한 자동차보험 개선 방안을 내놨지만, 보험소비자들이 그에 따른 실질적인 보험료 인하 혜택을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간 보험사들은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이 하락하더라도 보험료를 내리지 않았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화재(000810)·
현대해상(001450)·
DB손해보험(005830)·KB손해보험 등 상위 손보사 4곳의 지난 8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7.0%~78.0%로 집계됐다. 평균 손해율은 77.3%로 전월 79.9%보다 2.6%p 하락했다. 1월부터 8월까지 누적 손해율은 78.2~79.4%로 평균 78.87%를 나타냈다. 업계에서 보는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은 78~80% 수준이다.
지난해에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대폭 떨어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체 손보사의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5.70%로 전년 92.90% 대비 무려 7.2%p 개선됐다. 이 기간 손해율 개선 효과로 영업손익 역시 1조6445억원 적자에서 3799억원 적자로 대폭 감소했다.
애물단지로 전락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코로나19 영향이 크다. 감염 우려에 야외 활동이 줄어들면서 자동차이용량이 감소해 사고건수도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 4차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손해율 개선폭도 커지는 중이다.
하지만 손해율이 대폭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자동차보험료는 요지부동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주요 손해보험사들은 올해 자동차보험료를 동결했다. 일부 중소형 보험사의 경우 오히려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하고 나섰다. 악사(AXA)손해보험은 지난 5월5일 영업용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8.9% 올렸다. 캐롯손해보험도 4월 20일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6.5% 높였다. 같은 달
롯데손해보험(000400)은 개인용·업무용 2.1%, 영업용 5% 인상했다. MG손해보험은 3월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2% 올렸다. 지난해에는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3.3~3.5% 인상한 바 있다. 자동차보험료는 최근 6년 동안 연간 약 3%씩 증가했다.
이에 경상환자 등 보험금 누수를 잡아 자동차보험료를 낮추겠다는 이번 정부 방안의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도 나온다. 보험료 인하 요소가 생기더라도 보험사들이 손해율 하락분을 보험료에 반영하지 않는다면 보험소비자에게 실질적으로 돌아가는 혜택은 미미하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아직 적정 손해율에 도달했을 뿐 보험료를 인하하기엔 무리라는 입장이다. 한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손해율이 전년보다 많이 낮아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과거에는 적자를 보는 구간이었고, 지금은 적정 손해율 수준으로 내려온 상황이기 때문에 원래 보험료를 인상 했어야 하는 부분들이 해소가 된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반대로 손해율이 100%이상 돼더라도 보험료를 그만큼 못 올리는 게 현실이기 때문에 일시적인 요인으로 손해율이 낮아졌다고 보험료를 내리면 향후 다시 손해율이 올라갔을 때 인상분을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돼도 정작 보험료는 내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뉴시스
권유승 기자 ky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