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보험사들이 내달부터 부정맥 보험 보장을 줄줄이 축소할 전망이다. 경증 심장질환을 내세운 업셀링 영업 등으로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이 악화한 데 따른 조치다.
우선 심·혈관 보장에 부정맥 담보를 도입한 한화손해보험은 부정맥 보험 가입 금액을 10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줄일 예정이다.
심방세동, 기타 심장부정맥 등 특정심혈관질환 진단비 담보를 판매 중인 현대해상은 부정맥 보험의 가입금액을 1000만원에서 100만원 수준으로 삭감할 계획이다. 기존 특정심혈관질환 내 기타 심장부정맥 담보도 분리할 방침이다.
보험사들이 부정맥 보험의 보장을 조정키로 한 것은 손해율이 악화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치명적인 경우를 제외한 대부분의 부정맥은 기존에 보장하던 심·혈관 질환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증 질환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보험금 청구가 다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현대해상이 지난 7월 선보인 심혈관보험 내 특정심혈관질환 담보의 초년도 손해율은 150%를 웃돌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손해율이 100%를 넘어섰다는 것은 받은 보험료 보다 지급한 보험금이 더 많다는 의미다.
특히 일부 보험사들은 부정맥 보험을 업셀링 영업에 활용하며 가입을 종용해 왔다. 상대적으로 보험료가 저렴한 담보를 내세워 보장 공백을 채우는 방식으로 추가 가입을 대폭 이끌어 냈다.
보험사들이 최근 부정맥 보험의 가입 대상을 유병력자로 확대하면서 손해율 악화가 심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간편가입 상품은 3개월 내 의사 소견만 없으면 가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역선택 리스크도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부정맥은 다른 심장질환보다 환자수가 많은 편인데, 검사 결과지상 이상이 없어도 코드 진단을 받는 경우가 더러 있어 약관을 명확하게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보험사들이 내달부터 부정맥 보험 보장을 줄줄이 축소할 전망이다. 사진은 심장병 초음파 진료 모습. /뉴시스
권유승 기자 ky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