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글로벌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코로나19 백신 가짜뉴스와의 전쟁에 나섰다. 미국 일부 지역에서 백신 접종률이 정체 상태인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가짜뉴스 유포 때문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유튜브는 백신 관련 허위정보 동영상을 삭제하고, 백신 반대 활동가의 계정을 차단하는 등 정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유튜브는 이날 공식 블로그를 통해 "지역 보건당국과 세계보건기구(WHO)가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인정해 접종을 승인한 모든 백신에 대해 우리의 의료 가짜뉴스 정책을 확대하고 새 지침을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튜브는 백신이 전염률을 줄이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내용 등 백신 구조와 관련, 허위정보를 포함한 콘텐츠를 삭제할 계획이다. 또 백신이 자폐증이나 암, 불임을 유발하거나 추적기가 포함돼 있단 내용도 삭제 대상이다.
아울러 조지프 머콜라, 에린 엘리자베스, 셰리 텐페니,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등 코로나 자연 치유를 주장하는 의사 등 저명한 백신 반대 활동가들의 계정을 자사 플랫폼에서 차단하기로 했다.
세계 최대 동영상 공유 플랫폼 유튜브 로고. 사진/뉴시스
그동안 유튜브는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와 함께 '안티 백신' 콘텐츠의 온상 역할을 하면서 백신 거부 여론 확산에 기여하고 있단 비판을 받았다. NYT는 "허위정보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지난 몇 년간 SNS의 안티 백신 콘텐츠 확산이 백신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라고 지목해 왔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정체 현상을 보이는 것도 SNS를 통한 가짜뉴스 유포 때문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백신 완전 접종률은 캐나다 71%, 영국 67%에 달하는 데 미국은 아직까지 56% 수준이다.
페이스북 역시 지난달 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를 퍼트린 계정과 그룹 페이지 3000개를 삭제한 바 있다. 코로나19 백신이 알츠하이머를 유발하고, 백신 접종자와 접촉할 경우 2차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등의 허위정보가 페이스북을 통해 유통되고 있었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올해 6월까지 페이스북이 삭제한 가짜뉴스는 2000만개를 넘어섰고, 1억9000만개 콘텐츠에 경고 조처를 내렸다.
우리나라 역시 안티 백신 뉴스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백신을 독약이나 유전자 변형 물질로 비유해 백신 접종 거부를 선동하거나, '백신을 맞으면 노예가 된다', '백신 접종은 인구 감축을 위한 수단'이라는 음모론이 SNS를 통해 유포됐다. 최근에는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고3 학생이 중환자실에 입원해 결국 사망했다는 내용의 가짜뉴스가 유포돼 학부모들이 불안에 떨어야 했다.
정부는 경찰청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코로나19 백신 관련 가짜뉴스 대응 종합대책'을 마련해 대응하고 있다. 현재까지 293명이 코로나19 관련 허위·조작 정보 유포 혐의로 검거됐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최근 들어 자격을 갖추지 않은 허위정보와 가짜뉴스들에 일반 시민들이 호도되고 있다"면서 "국민들 스스로 (가짜뉴스·허위정보에 대해) 자정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현재의 경우 (허위정보의) 수위가 높아져 정부나 사회가 가짜뉴스에 대해 조금 더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 로고. 사진/뉴시스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