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 상승, 중국 경제·글로벌 인플레에 '부담'

원자재 수입 많은 중국, 가격 영향에 민감
유가 10% 상승 시, 2분기 시차 두고 중국 산업생산 0.18%포인트 감소
글로벌 친환경 정책 추진 흐름…"꾸준한 모니터링 필요"

입력 : 2021-10-03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 여러 파급 경로를 통해 중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은 물론, 세계 경제에도 인플레이션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향후 중국 내부 정책 변화, 글로벌 친환경 정책 추진 흐름에 따라 국제 원자재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꾸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3일 발간한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국제 원자재 공급은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빠르게 늘어난 수요에 미치지 못하면서, 가격도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 경제는 원자재 수입이 많아 최근의 원자재 가격 상승에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 지난 8월 중국 인민은행도 원자재 가격 급등을 중국 경제 안팎의 부담 요인으로 평가했다. 최근 중국 내 원자재(석탄) 수급 불안이 일부 지방에서 전력난과 공장 가동 중단을 초래한 점이 그 예다.
 
고성장 과정에서 중국은 자국 내 원자재 공급이 수요에 크게 못 미치면서 부족분을 수입에 크게 의존해온 결과, 세계 1위의 원자재 소비 및 수입 국가로 부상했다.
 
중국은 원자재별로 특정 국가 의존도가 높아 이들 국가와의 외교 갈등이나 이들 국가에서 코로나19 확산 시 원자재 수급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한은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 기업의 채산성, 수출단가 등을 통해 중국의 성장 둔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관측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제조업을 중심으로 생산 단가를 높여 채산성을 악화시킬 뿐 아니라, 생산자물가, 수출단가, 소비자물가 등 각종 물가로 전가돼 중국 국내외 수요를 둔화시켜 성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산업생산에 부정적 영향을 주며, 원가 상승분을 가격에 전부 전가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기업 수익성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한은이 벡터자기회귀모형(VAR모형)을 이용해 원자재가격 상승이 산업생산에 미치는 영향을 시산한 결과, 유가가 10% 상승 시 중국의 산업생산은 약 2분기 시차를 두고 약 0.18%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원재료 가격의 가파른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 등으로 제조업의 이익 규모는 지난 5월을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특히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 가격 결정력이 떨어지는 전방산업 및 중소기업의 채산성이 더 크게 악화했다.
 
가계 경로 측면에서 살펴보면 원자재 가격 상승은 소비자물가 상승을 통해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으나 그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도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한은은 원자재 가격 상승이 생산자물가에는 큰 영향을 주지만 기업 간 경쟁 심화 등으로 인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했다. 양호한 임금 및 고용, 중국정부의 물가 경계감 등도 실질구매력 감소를 완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도 부연했다.
 
수출의 경우 원자재가격 상승이 수출단가 상승을 통해 수출에 부정적으로 작용하지만, 최근의 경우 글로벌 수요 회복이 이러한 영향을 상당 부분 상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 중국 수출물가 상승을 통해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수 있다는 데 보다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전 세계적으로 생산시설 대상 환경 규제를 강화하고 생산 증가에도 상당 기간이 소요돼 공급 부족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되는 만큼 모니터링을 지속해야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3일 발간한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국제 원자재 공급은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빠르게 늘어난 수요에 미치지 못하면서, 가격도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중국 어선들에 중국 국기들이 달려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김충범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