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최근 넉 달 동안 국민의힘 당원 숫자가 26만명가량 급증한 것에 대해 대선 주자들끼리 셈법이 엇갈렸다. 윤석열 후보는 "위장 당원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홍준표 후보 측은 "명백한 당원 모독"이라고 반박했고, 유승민 후보도 "위장 당원이라는 증거를 제시하라"고 비판했다.
윤 후보는 4일 부산시 사상구 당원협의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최근 국민의힘 당원 숫자가 급증한 것을 언급하며 "더불어민주당 정권이 우리 당 경선에까지 마수를 뻗치고 있다"며 "경선 과정에서 내부 총질도 있고 민주당 개입도 있지만 당원 여러분께서 합심하고 힘을 모아 국민에게 진짜 주인에게 나라를 되돌려 주자"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당원협의회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위장 당원은 (국민의힘) 경선에서 투표권을 행사하지만 정작 본선에선 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을, 그런 민주당 지지자를 말하는 것"이라며 "그런 분들이 당원 가입을 했다는 이야기가 많다"고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이른바 '역선택'에 대한 우려로, 홍 후보의 최근 지지율 상승 또한 위장 당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는 것.
윤 후보의 '위장 당원' 소식이 전해지자, 홍 후보 측과 윤 후보는 즉각 공세에 나섰다. 이들은 당원 급증의 원인을 확장성에서 찾고 있다. 홍준표 캠프의 여명 대변인은 "윤 후보에게는 본인을 지지하지 않는 당원은 '위장 당원'으로밖에 안 보이나 보다"며 "명백한 당원 모독이고, 당 차원의 엄중한 경고를 요구한다"고 비판했다.
유 후보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준석 대표 당선 이후 2030 당원 등 신규 당원들이 많이 늘어났는데 이들이 위장 당원이라는 말인가"라면서 "증거가 있으면 당장 내놓고, 증거가 없으면 당원들에게 사과하기 바란다"고 날을 세웠다. 유 후보는 특히 "입만 열면 실언의 연속인 후보가 무슨 수로 정권교체를 한다는 말인가"라면서 "정권교체는커녕 1일 1망언으로 국민의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준석 대표는 "선거인단 관련해서 각 후보들의 함의를 파악하고 선거를 준비할 수 있도록 지난 주에 지역별, 세대별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했는데 윤 후보 측에서 그 자료를 해석하면서 오류가 있는 것 같다"며 진화에 나섰다.
4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부산시 수영구 부산시당에서 열린 국민캠프 부산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