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보험사들이 치매 관련 보장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고령층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간병보험에 치매보장을 더한 하이브리드 보험 상품까지 선보인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001450)은 오는 12일 간병과 치매를 모두 보장하는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 최초로 간병담보인 장기요양 1~5등급과 치매담보인 임상치매척도(CDR) 1~3점을 동시에 가입할 수 있게 한다. 표준체는 물론 간편심사 상품으로 구성해 유병자도 가입이 가능하다.
동양생명(082640)은 이달 치매보험 한도를 늘렸다. 경도치매 가입금액을 3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넓혔다. 중등도와 중증은 각각 1000만원, 2000만원으로 가입할 수 있게 했다. 중증치매 간병비도 매월 100만원을 보장한다.
DB생명도 이달 치매보험 한도를 인상했다. 경도치매 가입금액을 500만원에서 750만원으로 확대했다. 중등도는 1000만원에서 1500만원으로 강화했다. 중증은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올렸다. 주계약 가입금액도 1000만원에서 1500만원으로 상향했다.
삼성화재(000810)는 이달까지 간병인보험의 가입연령을 75세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상해·질병 입원 간병인 사용일당(요양병원 제외)을 12만원까지 보장한다. 요양병원 간병인 사용일당은 2만원,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사용일당은 1만원 수준으로 구성했다.
라이나생명은 지난달 경증 치매 보장 한도를 대폭 늘린 바 있다. CDR 1점 이상의 가입 금액을 2000만원으로 설정했다. 한시적으로 일반적인 치매 보장 한도보다 두 배 이상 높였다.
보험사들이 치매 관련 보장 강화에 나서고 있는 것은 포화된 보험 시장 속 고령층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치매 환자 수는 84만명으로 집계됐다. 10명 중 1명이 치매를 앓은 셈이다. 2024년에는 100만명을 초과할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일부 치매 보장에 대해선 우려의 시선도 나온다. CDR1점에 해당하는 경도치매는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는 기억 장애 정도이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보험금을 타내는 도덕적해이 리스크가 크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도 2019년 보험사들의 경도치매 보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도덕적해이에 대해 경고한 바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고령화 현상이 심화하면서 치매 보험이나 간병보험에 대한 니즈도 커지고 있다"면서 "보장이 지나치게 높거나 도덕적해이 리스크가 있는 담보의 경우엔 한시 판매로 그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사들이 치매 관련 보장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사진은 치매극복 박람회에서 참가 어른신들이 치매 예방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권유승 기자 ky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