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피해자' 성남도개공, 화천대유 등 법정대응 주목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 업무상배임 혐의로 구속
불법 '수익배당'으로 성남도개공에 손해끼친 혐의
법조계 "화천대유 등 민간사업자 상대 법적대응 가능"
성남시민들 "화천대유 등 재산 보전조치" 내용증명 발송

입력 : 2021-10-05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검찰이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대한 업무상배임죄를 구속영장에 적시하면서 성남도시개발공사의 대응이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현 4차장)은 지난 3일 구속된 유 전 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에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뇌물)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업무상 배임)혐의를 적시했다. 이동희 서울중앙지법 판사는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영장심사 결과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사업시행사인 '성남의뜰' 주주인 화천대유자산관리 사업에 참여하는데 편의를 제공하고 수익배분을 유리하게 해주는 대가로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로부터 5억을 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나머지 3억원은 2015년 위례신도시 개발사업자 정모씨로부터 수수한 것으로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무상배임 혐의는 성남도시개발공사의 개발사업 수익 배당을 1882억원으로 제한하면서 사업수익 절반 이상을 민간사업자에게 몰아줘 성남도시개발공사에게 그만큼의 손해을 입힌 혐의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사건 수사에 착수한 검찰이 지난달 29일 개발사업에 참여한 화천대유와 성남도시개발공사 등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 29일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경기 성남도시개발공사의 모습. 사진/뉴시스
 
성남도시개발공사의 대응이 주목되는 이유는 유 전 본부장의 업무상 배임 혐의 때문이다. 아직 확정 판결 전 수사 단계이지만, 법조계에서는 유 전 본부장의 업무상 배임 행위로 피해를 본 성남도시개발공사로서는 1882억원을 넘는 이익에 대한 추가적 권리행사에 나서는 것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유 전 본부장의 업무상 배임은 결국 화천대유 등 민간주주들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특혜를 준 것이기 때문에 그에 따른 배당약정은 무효이고, 성남도시개발공사로서는 7%의 주주비율로 5903억원 중 4000억원이 넘는 이익을 가져간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을 상대로 배당약정의 무효를 주장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실제로 법적 대응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 당시 사업을 설계한 공사의 기획본부장이었고, 사실상 사장 권한대행을 했던 인물이다. 성남도시개발공사이 배당약정의 무효를 주장하려면 스스로 개발 사업에 문제가 있었음을 자인해야 하는 셈이다. 검찰에서 유 전 본부장에게 업무상 배임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지만 정작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유 전 본부장을 고발하지 않았다. 
 
게다가 개발사업이 초기 성남도시개발공사가 확정수익을 정한 것과 이후 대처를 두고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성남시민들을 대리해 '성남의뜰'을 상대로 배당 결의 무효 확인 청구 소송을 낸 이호선 변호사(국민대 법대 교수)는 4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성남의뜰은 대장동 개발사업 시행사로, 지분 1%를 가진 주주 화천대유에 거액의 배당을 결의했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51%의 지분을 가진 대주주이지만 실제 수익 1830억원만 가져갔다.
 
이 변호사는 확정수익 약정 후 예기치 못한 이른바 '대박'이 난 경우라도 사업에 참여한 공공기관으로서는 남은 이익을 참가적 우선주를 발행해 가져왔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성남의뜰의 발행예정 주식 총수는 400만주인데 이 중 100만주만 발행했다. 회사는 항상 신주(참가적 우선주) 발행을 염두에 둬야 하는데 신주 발행을 안 했다는 것이 문제이고, 이면 계약으로 신주발행을 하지 않기로 약정했다면 더더욱 문제"라고 말했다. 또 "성남시와 개발공사는 확정수익을 확보했다고 말하지만 뒤집어 보면 확정수익 외 수익을 포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와 성남시민들은 지난 주 성남도시개발공사로 내용증명을 보냈다. 보통주주로서 확정주주의 2배 이상의 이익을 가져간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의 수익을 보전조치하라는 내용이다. 이 역시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유 전 본부장의 업무상배임의 피해자 신분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이 변호사는 "성남도시개발공사의 답변 기한은 오는 8일이다. 답변이 없으면 현 경영진에 대한 업무상배임에 대한 법적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대장동 개발사업에 직접 참여하지 않은 일반 성남시민들이 구체적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느냐는 이른바 '당사자 적격' 문제에 관해 이 변호사는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성남시가 100% 출자했고 이 돈은 당연히 성남시민들의 세금"이라며 "성남도시개발공사 존립 목적이 성남시민들의 복지향상을 위해 있는 것이기 때문에 공사가 얻은 이익은 성남시민들에게 돌아가야 한다. 당연히 성남시민들도 직접적 이해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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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