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정감사가 첫날부터 대장동 개발 특혜의혹과 관련한 공방으로 회의 시작 50여 분만에 정회됐다.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공급 대책으로는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올해 전국에 총 56만호의 신규 주택 공급을 전망했다. 다만, 도심 주택 공급을 위한 재건축·재개발 규제완화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토부 국감은 회의 시작 50여 분만에 파행됐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국감장 좌석에 '이재명 판교 대장동 게이트 특검 수용하라' 등 대장동 개발 특혜의혹에 대한 특검을 요구하는 피켓을 부착해 여당 의원들은 일제히 항의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은 고성을 주고 받았다. 야당 간사인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국토위는 어떤 상임위보다 여야가 상호 존중하며 협치를 잘 해오고 현안에 대해 힘을 합쳐왔다"며 "국민의힘 국토위원님들께서 국정감사와 무관한 판넬을 부착하고 계시는데 이렇게 까지 하실 필요가 있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것은 국회법 제148조에 따른 회의 진행 방해에 해당한다"며 "판넬을 내려주시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김회재 민주당 의원도 "집값이 오르고 청년들이 절망에 처해있는데 다른 걸로 질의 시간을 뺏지 말고, 정치국감이 아닌 정책국감을 하자"며 "특검하면 6개월에서 1년이 걸리는데 수사에 김빼자는 것인가. 피켓을 내리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야당 간사인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조응천 의원님 지적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여러 가지 논의가 있었지만 이렇게 우리의 의사를 표현하자고 결정했다. 널리 양해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 역시 "부착물 때문에 국민의힘 의원이 화상회의를 했는데 대장동 의혹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국토위"라며 "과거의 민주당도 야당시절 이런 부착물을 통해 의사표현을 했다. 보시기에 불편할 수 있지만 부착된 상태로 국감을 진행하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이후 이헌승 위원장이 계속해 국감 진행을 시도했지만 양측간 충돌이 이어지면서 결국 국감 시작 50여분만에 정회를 선언했다.
이와 함께 노 장관은 국감 시작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주택 시장 안정과 서민 주거복지 강화를 위해
정부의 모든 정책 역량을 집중해 나가고 있다"며 "지난 4년간 200만 가구 이상 주택을 공급했고, 금년에도 전국 56만 가구 수준으로 공급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주택 공급과 관련해서는 "신도시 개발보다 기존 재건축·재개발 완화를 지원해 주택을 늘릴 생각이 없냐"는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 질문에 대해 "신도시 개발, 재건축·재개발 문제는 주택공급을 위해 모두 필요한 사항"이라면서 "다만 재건축·재개발은 부동산 시장, 가격에 미치는 민감도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대장동 게이트를 살펴보고 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저희가 할수있는 것도 아니고 관할이 아닌 것도 있지만 관심있게 지켜본다"고 말했다.
5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새만금개발청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관계자들이 대장동 의혹 관련 팻말을 소속 위원석에 붙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