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볼보 XC60, 안전·편의 '두마리 토끼' 잡았다

내비·음성 인식 탁월…세세한 배려로 완성도 높여
저속·고속 모두 '합격점'…"올해도 인기 이어갈 듯"

입력 : 2021-10-05 오후 4:19:16
[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안전 제일주의'에 '편의성'까지 더한다면…"
 
볼보의 대표선수 XC60이 한층 진화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볼보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바로 '안전'이다. 하지만 '안전의 대명사'란 이미지가 너무 강해 다른 장점이 도드라지지 못한 부분도 존재했다. 4년만에 부분변경 모델로 돌아온 XC60은 '사용자 편의성'이라는 확실히 새로운 무기를 들고 국내 시장에 상륙했다.
 
5일 오전부터 진행된 시승 코스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경기 파주 일대를 돌아오는 왕복 약 140km 구간이었다. 시승차량은 XC60 B5 모델이었다. 차량에 오르자 가장 먼저 눈에 띈건 센터페시아 상단의 12.3인치 대형 터치 디스플레이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볼보는 한국시장을 위해 티맵모빌리티와 300억원을 투자해 통합형 SKT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개발해 이 차량에 처음 적용했다. 
 
볼보 XC60의 내비게이션 실행 모습(왼쪽)과 한국 시장에 최적화된 인포테인먼트 구성 모습 사진.조재훈 기자
 
그간 수입차 시승 시 불편했던 점은 단연코 내비게이션이다. 특히 국내 도심 사정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아 같은 곳을 맴돌기 일쑤였다. 이같은 경험을 반복하자 따로 스마트폰을 통해 경로를 설정하고 주행에 나설 정도였다. XC60은 대한민국 대표 내비게이션인 티맵을 그대로 쓸 수 있다. 친숙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구현한 점이 가장 맘에 들었다.
 
또 XC60에는 자동차 전용 AI 플랫폼 '누구 오토'도 탑재됐다. 국산차와 달리 수입차에서는 음성 인식에 대한 고객들의 보완 요청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으로 한국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이 일상다반사다. XC60는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켰다. 회차지로 출발 전 '아리야, 더워'라고 말하자 에어컨 설정 온도가 1도 내려갔다. 반대로 '아리야, 추워'라고 말하면 온도가 1도 오른다. '아리야, 에어컨 25도 해줘'라고 말하면 바로 설정하고 싶은 온도가 적용된다.
 
이 기능을 통해 에어컨 외에도 열선·통풍 시트, 이오나이저 등 공조장치 조절부터 문자·전화 송수신, 차내 라디오·볼륨 제어 등을 음성 명령으로 조작할 수 있었다. 다만 안전 상 문제때문에 헤드라이트 등 차량 주행에 필요한 기능은 음성으로 조절할 수 없게 해뒀다.
 
볼보 XC60의 스티어링 휠과 차량 내부 모습 사진.조재훈 기자
 
음성으로 목적지를 설정한 뒤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했다. 저속 주행 성능은 다른 볼보 SUV 차량처럼 기본적으로 탄탄하고 묵직하다. 서스펜션도 출렁이지 않고 단단했다. 고속도로에 접어들어 속도를 내봤다. 가속력은 폭발적이진 않지만 원하는 만큼 치고 나갔다. 안전의 대명사 답게 스포티함 보다는 안정감에 무게를 둔 차량다웠다. 스티어링 휠의 조향감도 만족스러웠다. 스티어링 휠은 손목에 무리를 주지않는 선에서 가볍게 돌아갔으며 브레이크 감도는 높아 신속한 제동이 가능했다.
 
회차지를 돌아나오면서 본격적으로 반자율주행을 테스트했다. 볼보는 반자율 주행 시스템에 대해 파일럿 어시스트(Pilot Assist)라고 이름 붙였다. 볼보만의 특징은 속도 변경 방식이다. '+' 버튼과 '-'버튼을 살짝 누르면 속도가 '5km'씩 변경된다. 길게 누르면 시속 '1km' 오르내린다. 대부분 수입 차량들이 짧게 누르면 '1km'씩 변경된다. 개인적으로는 볼보의 시스템이 더 유용하다고 느껴졌다.
 
XC60에는 파노라믹 선루프도 장착됐다. SUV 다운 높은 운전석 위치와 더불어 넓은 시야와 더불어 탁 트인 개방감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주행 중 선루프를 열고 닫는다는 점에서 작동 방식이 터치식인 점은 다소 아쉬웠다.
 
볼보 XC60의 차량 전면부와 후면부 사진/조재훈 기자
 
외관 디자인은 2021년식 차량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릴, 범퍼 등 전반적으로크롬이 적용된 부분이 늘어났으며 또 차량 상부에 위치했던 ADAS(첨단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그릴 앞 엠블럼 후면으로 옮겼다. 또 기존 노출형 머플러를 후면 범퍼 안쪽으로 숨긴 '히든 머플러'로 변경한 정도다.
 
XC60은 브랜드 내 지난해 최다 판매 모델이다. 볼보는 지난해 한국에서 1만2798대를 판매했는데 XC60는 이 중 19.8%(2539대)를 차지했다. 시승을 끝내고 나니 지난해 XC60의 인기가 고스란히 신형 모델에도 옮겨질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윤모 볼보코리아 대표가 자신감을 내비칠 만했다. 실제로 신형 XC60는 사전계약 접수 건수는 2주만에 2000대를 넘긴 상황이다. 신형 XC60의 고객 인도는 오는 19일부터 시작된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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