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코로나발 여파에 따른 실업률이 공식 통계치보다 실제로 더 높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로나19에 따른 방역 조치가 구직활동에 직접적 제약으로 작용하면서 공식실업률보다 0.29%포인트 더 높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코로나19 확산기의 구직활동 제약은 여성과 청년층에서 격차를 심화시킨 요인으로 보고 있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코로나19와 실업률 하향편의(BOK 이슈노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8월까지 실제 실업률은 공식 실업률보다 평균 0.29%포인트 높았다. 이는 한은이 확장 실업률과 공식 실업률의 상관관계를 활용해 코로나19 조정 실업률을 추정한 결과값이다.
방역 조치로 인해 불가피하게 구직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고려한다면, 코로나19 이후 실제 실업률은 공식 통계보다 더 높을 수 있다는 것이 한은 측 분석이다.
시기별로는 코로나19 확산기에, 인구구조 측면에서는 여성 및 청년층에서 조정 실업률과 공식 실업률의 격차가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확산기에 구직활동 제약이 심화되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여성 및 청년층의 구직활동이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받았음을 시사한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는 구직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실업자와 비경활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영업제한, 육아부담, 자가격리 등으로 구직활동이 제한되면서 실업자로 분류되었을 사람이 비경활로 분류되는 경우가 발생했다. 예컨대 영업제한을 받는 업종의 일자리를 구하는 경우 취업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구직을 포기하거나, 채용 시험이나 면접이 연기·취소된 경우 혹은 보육 시설 폐쇄로 육아 부담이 늘어난 경우에도 구직활동이 크게 제한됐다.
한은은 이에 따라 팬데믹이 초래한 실업자 구분의 모호성을 해결하기 위해 실업자 조건 중에서 '구직활동(Job Search)' 여부를 '취업희망(Wanting a Job)' 여부로 완화해 실업자 개념을 확장한 후 코로나19 조정 실업률을 추정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조치가 구직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취업에 대한 선호는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확장 실업자 개념 활용 시 실업자 분류의 모호성이 완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확장 실업자와 관련, 취업을 희망하지만 팬데믹 등 영향으로 구직을 단념한 구직단념자를 실업자로 편입시켰다. 구직단념자란 비경제활동인구 중 지난 4주간 구직활동을 하지 않았지만, 취업을 희망하고 취업이 가능하며 지난 1년 내 구직경험이 있는 사람을 뜻한다.
오삼일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 차장은 "팬데믹과 같은 이례적 상황에서는 상대적으로 좁은 의미의 노동시장 유휴수준(슬랙)을 평가하는 실업률 외에도 다양한 고용보조지표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며 "조정 실업률과 공식 실업률의 괴리는 앞으로 코로나19 확산세 및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코로나19와 실업률 하향편의(BOK 이슈노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8월까지 실제 실업률은 공식 실업률보다 평균 0.29%포인트 높았다. 사진은 희망일자리센터 구인정보 게시판의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