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이낙연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측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휩싸인 이재명 후보를 거칠게 몰아붙이고 있다. 막판 대역전이나 결선투표 가능성은 희박해졌지만, 어떻게든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 보겠다는 몸부림으로 보인다. 특히 혹시 모를 '이재명 낙마'에도 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세 선봉에는 이낙연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설훈 의원이 섰다. 그는 7일 오전 K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이재명 후보의 배임 혐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구속'이라는 단어까지 그의 입을 통해 나왔다. 설 의원은 "강공모드든 뭐 사실을 적시한 것이든 상관할 것 없이 지금 국민들이 이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느냐 이게 훨씬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설 의원은 "상식적으로 볼 때 유동규(전 경기관광공사 사장)가 지금 배임 이유로 구속돼 있는데 그 위에 있는 시장이 설계했다고 본인 스스로 이야기를 했다"며 특히 "시장이 배임 혐의가 있을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는 사안이다. 후보가 구속되는 상황도 가상할 수 있다"고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설 의원은 전날에도 이재명 후보를 향해 "국민의 절반 정도가 대장동 게이트를 '이재명 게이트'로 인식하는 현실을 직시해 국민 눈높이에서 대장동 게이트를 다루라"고 압박했다. 설 의원은 논평을 통해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 49.7%가 대장동 사태를 이재명 게이트로 인식하고 있다. 국민의힘 게이트라는 답은 29.4%에 그쳤다"며 지난달 29일 본지 여론조사 결과 내용을 근거로 제시했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25~26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7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 49.7%는 대장동 의혹을 '이재명 게이트'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게이트'로 생각한다는 답은 29.4%에 그쳤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도 20.9%로 높게 나타났다.
조사 결과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연령별로 18~29세(51.3%), 30대(50.6%), 60대(53.9%), 70대 이상(51.9%)에서 절반 이상이 '이재명 게이트'로 인식했다. 40대(48.8%), 50대(43.5%)에서도 오차범위 밖에서 '이재명 게이트'라는 응답이 많았다. 지역별로도 부산·울산·경남과 광주·전라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지역에서 절반 이상이 '이재명 게이트'로 봤다.
다만 정치성향별로는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보수성향이라고 밝힌 응답자의 64.0%는 '이재명 게이트'로 인식했다. 반면 진보성향의 응답자 중 50.4%는 '국민의힘 게이트'로 봤다. 중도층에서는 '이재명 게이트'(51.1%), '국민의힘 게이트'(20.5%)로 '이재명 게이트'로 보는 인식이 더 강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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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