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국세청 세정협의회가 출범 5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대민 창구'라는 본래 취지와 달리 '로비 창구'로 전락했다는 본지 보도에 따른 국세청의 후속 조치다. 일선 세무서장들은 세정협의회 민간회원들에게 세무조사 유예 등의 특혜를 안겨주는 대신 퇴직 후 고문료 명목의 뇌물성 답례를 받았고, 이를 국정감사에서 다룰 것으로 전해지자 국세청 주요 인사들이 나서 증인채택을 무산시키려 했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국세청은 결국 '세정협의회 전격 해체'라는 백기를 들었다.
이에 대해 <뉴스토마토>와 함께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해온 김두관 민주당 의원(
사진)은 "세정협의회 해체는 반길 일이나, 여기에서 그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7일 "국세청을 흔히 4대 권력기관이라고 한다. 검찰이 기소독점권으로 권력을 휘두르는 것처럼 국세청은 세무조사라는 막강한 무기를 지니고 있지만, 검찰과 달리 적폐청산과 권력기관 개혁에서는 한 발 비켜서 있었다"며 이를 '비밀의 숲'에 비유했다. 그러면서 "세정협의회 문제가 그간 세상에 드러나지 않았던 이유는 그간 국세청이 과세정보 비밀주의 뒤에 숨어 있었기 때문"이라며 "국세청을 비밀의 숲으로 만들어 놓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과세정보 비밀주의에 대한 철저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전관예우를 금지하는 조항을 담은 세무사법 일부 개정안을 조만간 발의할 계획이다.
한편 복수의 국세청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김대지 국세청장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세정협의회 해체를 공식적으로 밝힐 예정이다. 8일 예정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세청 국정감사 또는 20일 기재위 종합감사 중 하나로, 아직 정확한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해체는 맞다"면서도 "정확한 (발표)날짜는 아직 모른다"고 말했고, 또 다른 관계자는 "본청 납세자보호관실에서 최종 안을 다듬고 있다"면서 "8일 이 같은 상황과 입장을 밝히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