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앵커 : 요즘 현대건설 인수를 둘러싸고 현대그룹의 주가 흐름이 눈에 띄고 있어요.
현대증권도 오늘 5.41% 오르는 등 최근 나흘째 상승 흐름 이어가고 있는데요. 특히 현대증권의 경우 최근 기관의 순매수가 심상치 않은 모습인데요. 두달새 주가 상승률이 30%에 달하는 상황입니다.
당사자인 현대건설은 지난 7월 이후 연일 기관의 집중 러브콜을 받으며 현재까지 20% 가까이 몸값을 높였습니다.
이에 반해
현대차(005380)의 경우 오늘 2.22% 떨어지는 등 최근 사흘 연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앵커 : 이 같은 주가 흐름은 어떻게 해석할 수 있나요.
기자 : 지난 11일과 12일이었죠.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산성은 현대건설 주주협의회가 보유하고 있는 현대건설 지분 취득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공식화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아직 공식적으로 선언한 것은 아니지만 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 인수전 참여 방침을 굳히고 내부 TF팀을 꾸려 실무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인수 가능성 여부를 현실적으로 따져봤을 때 자금력이 현대그룹보다 우위에 있는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에 있어 유리한 위치를 선점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매각 관련 자금 유출에 대한 우려감 등으로 주가에 불리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반면 현대상선과 현대증권은 매각 이후 지분경쟁 등에 따른 반사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가 됨에 따라 주가가 강세를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앵커 : 업계에서는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요. 향후 현대건설 인수전의 향방을 어떻게 가늠해볼 수 있을까요.
기자 : 네. 현대차그룹이 인수전 참여를 공식 선언하면 현대그룹과 현대건설 인수를 놓고 본격적인 경쟁 체제에 돌입하게 됩니다. 현재는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이 가장 유력한 인수자로 거론되고 있지만 범현대가의 일원인 현대중공업그룹과 KCC그룹의 참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인데요.
증권업계에서도 현대건설 매각 관련해 다양한 설들이 유포되고 있습니다. 일단은 자금력이 풍부한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할 가능성을 거의 기정사실화 했습니다. 현대그룹은 외환은행과의 갈등, 자금부족 등의 난제가 겹쳐있는 상황인 반면 현대차그룹은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인수가 유리하다는 판단입니다.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할 경우를 가정해보면 매각 이후 인수비용에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해 현대건설이 보유 중인 현대상선 지분 7.22%를 현대중공업 측에 넘긴다는 것이란 전망입니다. 이렇게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현대중공업 그룹이 갖게 되고, 이후 현대중공업 계열사인 하이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의 합병 시나리오가 전개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를 현대증권의 강세 배경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앵커 : 그렇다면 향후 주가 향방은 어떻게 전망하고 있나요.
기자 : 앞서 말씀 드린 시나리오는 아직까진 가설에 불과한 것입니다. 당사자들은 어떠한 확답도 내놓지 못하고 있는데요. 현대건설 인수를 둘러싼 다양한 해법 속에서 과연 누가 승자로 등극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숩니다.
가장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현대건설을 둘러싼 인수전이 치열해질수록 현대건설의 기업가치는 부각된다는 점입니다. 과거 M&A 사례를 참고했을 때 매각주관사 선정부터 예비입찰 시점까지 시장수익률을 상회하는 주가 흐름을 기록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일정대로 현대건설 매각 작업이 추진된다면 10월 중순 이후 예비입찰이 실시될 예정이기 때문에 10월 중순까지 M&A 모멘텀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면 현대차의 경우 연말까지는 현대건설 인수전 참여 여파가 지속될 것이란 분석인데요. UBS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현대차그룹 내 인수 가능성이 높은 기업은 현대차와 모비스, 글로비스, 엠코 등으로 압축된다며 현대그룹도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상선을 통해 인수를 계획하고 있지만 경쟁력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경영권 프리미엄과 최근 주가 등을 고려할 때 현대건설의 지분 35%는 3조3000억원가량의 가치를 지니는데 최근 현대차와 모비스 주가가 조정받으면서 이 같은 영향이 대부분 반영되기는 했지만 우선협상자가 선정될 12월까지는 인수합병 관련 물량 부담이 지속돼 부진한 주가 흐름이 펼쳐질 것으로 진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