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장수 시대 열어야)①업력 30년 이상 소상공인 3.5% 불과

소상공인 업계 ‘다산다사형’ 환경에 코로나19까지 겹쳐
40년 넘은 한복집 사장도 "매출 절반 줄어" 한숨
중기부 '백년가게' 도입했지만…곳곳 폐업 속출

입력 : 2021-10-18 오전 6:00:14
[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코로나19를 계기로 소상공인 업계가 주목 받고 있다. 소상공인들은 그동안 서민 경제의 근간인 동시에 우리 경제의 주요 주체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왔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그 존재감이 더 부각됐다.
 
하지만 장수하는 소상공인들은 극소수에 그치는 실정이다. 기본적으로 국내 소상공인 생태계가 많이 생기고 많이 사라지는 ‘다산다사형’인 것도 한 원인이지만, 소상공인들이 자발적으로 경쟁력을 발굴하고 육성할 수 있는 경영 환경이 마련되지 못한 것도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전문가들은 장수 소상공인들을 육성하기 위해 정부 지원이 양적으로 확대되기보다 질적으로 성장하는 한편 지역 단위의 포괄적 지원 체계로 고도화 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17일 소상공인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 전국 소상공인 수는 317만8995개에 달했다. 이 중 업력 30년 이상의 장수 소상공인 수는 11만302개로 전체 소상공인 중 3.5%에 그쳤다. 업력 50년 이상은 2504개로 0.1%였으며, 100년 이상 된 사업체는 27개로 0.001% 수준이었다.
 
소상공인들이 30년 넘게 사업을 영위하기 어려운 데에는 내부적 요인보다 외부적 요인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의 코로나19 사태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상승 중인 임대료나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이 소상공인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부산에서 40년 넘게 한복집을 운영 중인 한 소상공인은 “코로나19로 매출액이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면서 “임대료 같은 고정 지출에 대한 걱정도 크고 한복 자체에 대한 관심도 많이 사라져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이에 정부는 일정 기간 이상의 업력을 갖춘 소상공인들을 백년가게와 백년소공인으로 지정해 이들이 100년 이상 존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백년가게는 제조업을 제외한 업력 30년 이상의 소상인·소기업이·중기업이 대상이며, 백년소공인은 제조업 업력이 15년 이상인 숙련기술 기반의 소공인이 대상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코로나19 영향에 크게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조사한 백년가게 지정 취소 현황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9월까지 지정 취소된 5곳 중 3곳이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악화로 올해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결국 정부 지원이 고도화 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미순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백년 소상공인 선정 업체를 대상으로 한 개별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관광, 도시 재생사업 등 타 부처 및 지자체 사업과 연계 추진으로 지역 단위의 포괄적 지원 체계 전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4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성수동카페거리에 시민들이 북적이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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