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카드사들이 자사 카드만 등록해 결제할 수 있던 앱카드 시스템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KT와 제휴를 맺고 출시한 '클립카드' 서비스를 종료한다. 카드사 간 결제 수단을 상호 등록하는 개방형 페이 '오픈페이'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유사 서비스 정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KT와 제휴한 '클립카드' 서비스를 내년 3월부터 중단한다. "알리페이와 페이팔의 대항마가 되겠다"며 야심차게 출범한 지 4년 만이다. 클립카드는 지난 2017년 출시된 서비스로 신용 및 체크카드, 멤버십 카드, 교통카드 등 최대 21개 카드를 실물 기기인 클립카드에 등록해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현재 KT와 제휴를 맺고 있는 금융회사는 국민·롯데·하나·비씨카드와 케이뱅크 등 5곳이다. 앞으로는 이들 카드사의 상품을 클립카드에 등록해 결제할 수 없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KT사에서 클립카드 서비스 운영을 중단함에 따라 해당 서비스의 이용이 종료된다"고 설명했다. KT 관계자도 "제휴 카드사와 계약 기간이 만료돼서 사업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번 서비스 중단은 오픈페이 도입에 따른 여파로 분석된다. 카드사들은 경쟁업체인 네이버페이 등 간편결제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이에 대항하기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앞서 지난 5월 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카드 등 8개 전업 카드사와 농협카드는 모바일협의체 오픈페이 개발에 전격 합의했다. 오픈페이는 카드사 간 상호 결제 수단 등록을 공유하는 서비스다. 예컨대 기존에는 신한카드 모바일 결제를 이용하려면 신한카드 모바일 앱을 사용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국민카드 앱에서 신한카드를 등록해 결제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오픈페이 서비스가 상용화될 경우 비슷한 기능을 제공하는 '클립카드' 서비스는 사실상 필요가 없다. 굳이 제휴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도 자사 앱에서 타 카드사 결제 기능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카드사 중에선 신한카드와 국민카드가 자사 결제 앱에 개방형 페이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황이다. KT와 제휴를 중단하는 것을 고려하면 나머지 카드사들도 잇따라 자사 결제 앱에 오픈페이 시스템을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
여신금융협회는 지난 7월 결제 수단 연동 및 표준 API 개발 시스템을 구축을 위한 입찰을 진행한 바 있다. 업계에선 이르면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에 오픈페이 서비스가 본격 출시될 것으로 내다봤다.
카드사들이 KT와 함께 제휴를 맺고 선보였던 '클립카드' 서비스 운영을 종료키로 했다. 사진/클립 앱 화면캡처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