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오프라인 판매를 고집해왔던 자동차업체들이 온라인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코로나 여파로 인한 비대면 거래의 흐름이 자동차업계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수입차업체를 비롯해 르노삼성, 한국지엠 등 국내업체까지 저마다 온라인 판매 채널을 점차 늘려나가는 추세다. 다만
현대차(005380)는 노조의 반발에 막혀 캐스퍼 이후의 온라인 채널 유지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 8일 공식 온라인 판매 채널인 '메르세데스 온라인 샵'의 판매 영역을 신차 부문까지 확장했다. 이는 벤츠가 지난달 15일 중고차 판매 서비스를 시작한 지 20여일만에 내린 결정으로 온라인 구매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발빠르게 파악해 실행에 옮겼다는 평가다. 해당 샵은 벤츠코리아의 공식 딜러 11개사가 온라인으로 차량을 판매하는 중계시장 형태로 꾸려졌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메르세데스 온라인샵은 언제 어디서나 신차와 인증 중고차를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며 "대면 접촉이 줄어든 언택트시대에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BMW도 지난 5월 'BMW 샵' 홈페이지를 개편하고 온라인 판매 체계를 보완했다. BMW는 오는 19일에도 10월 온라인 한정 모델로 ‘X7 M50i 프로즌 블랙’ 모델을 출시한다. 그간 출시된 온라인 전용 모델 BMW 1시리즈, 4시리즈, X5 M 차량은 이미 매진된 상태다. BMW는 오는 19일 온라인 한정 모델인 ‘X7 M50i 프로즌 블랙’ 차량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TV홈쇼핑 플랫폼을 통해 차를 판매한 바 있는 르노삼성도 온라인 판매 대열에 합류했다. 르노삼성은 '10월 온라인 스페셜 픽 캠페인'을 통해 이달 새로 출시한 2022년형 SM6 30대를 비롯 QM6 16대, 마스터 버스 15인승 31대, 캡처 3대 등 4개 모델 총 80대의 온라인 전용 모델을 판매한다.
한국지엠은 더 뉴 카마로에 이어 올해 출시할 계획이던 전기차 쉐보레 볼트EUV에도 온라인 판매 시스템을 적용했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비대면 판매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쉐보레 e-견적 상담 서비스'도 도입했다. 쌍용차 역시 온라인 등 비대면 판매 채널에 눈을 돌리고 있다. 쌍용차는 지난해 12월 처음 홈쇼핑에서 코란도를 판매했으며 신차 '티볼리 에어'를 홈쇼핑에서 공개하기도 했다.
현대차의 국내 최초 경형 SUV '캐스퍼' 사진/현대차
반면 현대차의 온라인 판매 시스템 도입은 시작부터 위기를 맞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첫 경형 SUV 캐스퍼를 출시했다. 해당 차량은 현대차의 첫 온라인 판매 모델이기도 하다. 캐스퍼는 사전계약 첫날에만 1만9000대의 계약 건수를 기록하며 현대차 내연기관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현대차 노조는 온라인 판매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캐스퍼가 성공해 현대차의 온라인 판매가 활성화될 시 일감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현대차 판매 노조는 조합원들에게 '캐스퍼 판매 행위에 관여하지 말라'는 행동 지침을 배포했다. 이들은 지난달 28일 투쟁 결의안을 통과 후 온라인 판매가 고용 불안을 야기한다며 사측과 전면 재협상을 주장하고 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