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에 트윈데믹 경계심…"지난해와 달리 유행 가능성↑"

일상회복 방역완화 때 접촉 증가…독감유행 우려
젊고 건강할 수록 증상 구분 어려워…"백신 모두 맞아야"
"코로나19·독감 구분 가능한 가정용 검사키트 필요"

입력 : 2021-10-17 오전 11:56:16
[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전국 대부분 지역의 한파특보가 발효되면서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독감)가 함께 유행하는 ‘트윈데믹’ 우려가 고조될 전망이다. 특히 11월 단계적 일상회복을 앞두고 트윈데믹이 방역체계 전환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경계감도 나온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백신과 독감 백신을 함께 접종할 것을 권장하고 있지만, 코로나19와 독감을 구분할 수 있는 가정용 검사키트에 대한 개발, 보급도 요구된다.
 
17일 기상청 등 정부에 따르면 18일 오전까지 한파가 이어진 후 오는 19~21일 ‘2차 한기’의 남하로 다시 추워질 전망이다. 방역당국도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 유행하는 트윈데믹 상황을 우려해 코로나19· 독감 백신을 모두 접종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1차 백신 때와 달리 근육통 등의 부작용을 심하게 경험했다는 2차 백신 접종자들의 후기가 이어지면서 독감 동시 접종에 대한 기피 풍토가 있다.
 
송파구에 거주하는 이모(47세) 씨는 "2차 때 모더나 접종 대상으로 독감을 동시에 맞을까 잠심 고민했지만 컨디션 난조를 우려해 시간 간격을 두고 맞기로 했다"며 "아니나 다를까. 2차 모더나 접종 후 다음날 몸살을 심하게 앓았다"고 하소연했다.
 
올해 칠순을 맞은 개인사업자 이모 씨는 "나이가 많은 관계로 해마다 독감 예방접종을 받아왔다"며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 백신 접종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1차 접종을 받기로 결심하면서 독감 접종은 잠시 미루려한다. 겁이나는 게 이유"라고 말했다.
 
문제는 독감과 코로나19의 경우 감염 시 증상이 비슷해 어떤 감염병에 걸린 것인지 구분이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면역력이 높은 젊은 사람일 경우 두 증상은 더욱 유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의 경우는 겨울철을 앞두고 이미 트윈데믹 대비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백신 보급으로 여행·외출 등의 외부 활동이 많아져 독감이 기승을 부릴 수 있기 때문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올해 독감 백신을 맞는 것이 두 배로 중요하다는 점을 알리고 있다.
 
우리나라도 높은 백신 접종률에 따른 위드 코로나 전환을 앞두고 있는 만큼, 지난해와 달리 독감 유행 가능성이 높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2년간 독감유행 규모가 크지 않았던 것은 마스크착용으로 호흡기 접촉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위드 코로나 전환으로 사람 간 접촉이 잦아지면 독감 유행 가능성은 높아진다"고 말했다.
 
천은미 교수는 "독감은 몇 시간 이내 고열이 발생하고, 근육통이 못 움직일 정도로 심하게 온다. 다만 몸이 건강한 분들이나 백신을 맞은 분들의 경우 증상이 약하게 올 수 있다"며 "이럴 경우 감별이 힘들다"고 설명했다.
 
천 교수는 "독감 백신 접종이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화율을 예방하는데도 일정부분 기여한다"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어려운 유소아는 독감 접종만 하더라도 입원율을 40% 가량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백신과 독감 백신을 둘 다 맞아도 접종하는 것이 좋다"며 "코로나19와 독감을 구분할 수 있는 가정용 검사키트가 나온다면 더욱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17일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에 따르면 오는 11월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으로 인한 방역조치 완화와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환절기가 맞물리며 트윈데믹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은 백신 접종을 기다리는 시민들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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