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실적 양극화 심화…벼랑 끝 LCC '적자생존'

국제항공운송협회, 2023년 항공사 흑자 전환 원년
유상증자로 버티는 LCC, 추가 유동성 확보 필요성↑

입력 : 2021-10-18 오후 3:30:06
[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코로나19가 1년 9개월째 지속되면서 항공사간 실적 양극화도 심화하고 있다. 대형항공사(FSC)는 화물 호조로 영업 흑자를 내고 있는 반면 저비용항공사(LCC)는 더딘 국제선 회복에 상반기에 이어 적자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LCC 업체들이 누적된 적자를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고통분담을 위한 뒷받침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23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 아시아나항공은 같은 기간 310.5% 오른 550억원의 영업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 1월 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전망대에서 바라본 계류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비행기가 교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FSC의 영업 흑자를 견인한 것은 화물 사업 호조 영향이다. 글로벌 물류난에 화물 운임이 급등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항공 화물 운송지수인 TAC 지수는 지난 11일 기준 1킬로그램(㎏) 당 9.96달러로 전년 대비 87.6% 올랐다. 해당 노선 평균 화물 운임은 지난 3월초 5.48달러에서 4월 8.48달러를 기록한 이후 5월 8.7달러에서 꾸준히 올라 최근 10달러 선을 움직이고 있다. 
 
글로벌 물류난이 이어지면서 하반기 전망도 밝다. 이한준 KTB 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항공 화물 공급 능력이 약 50% 축소된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에 더해 컨테이너 해운 공급 부족으로 일부 해상물량이 항공편으로 전환된 영향이 크다"면서 "특수화물 증가세 지속되고 경기회복으로 견조한 화물 수요에 더해 화물 운임 상승세에 따른 대한항공의 실적 모멘텀은 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통상 4분기에는 블랙 프라이데이와 연말 크리스마스 등 화물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물동량이 늘면서 운임도 올라 화물 호조로 인한 수익성 개선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반면 LCC 업체들은 적자 생존을 이어가고 있다. 화물 사업을 확대하고 있지만 국제선의 회복 흐름이 늦어지면서 실적 회복 기미가 안보인다. 3분기 영업손실 전망치는 제주항공(089590)은 670억원, 진에어(272450)는 453억원, 티웨이항공(091810)은 388억원으로 추산된다. 상반기까지 제주항공(-1585억원), 진에어(-1089억원), 에어부산(298690)(-967억원), 티웨이(-802억원)으로 LCC 4사의 영업적자 합계는 총 4443억원에 달했다.  
 
LCC 업체들도 화물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제주항공의 화물 수송 전용 여객기는 지난 8월 577톤(t)을 수송해 10개월만에 운송량이 10배 늘었다. 티웨이항공도 인천-홍콩·호치민·하노이 노선 화물 운송 사업을 확대 중이다. 진에어는 여객기 내 화물칸을 활용하는 벨리카고 방식으로 타이베이 노선 등을 운영해왔다. 
 
하지만 LCC 업체의 적자 흐름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수송 화물 양이 FSC의 1~2% 수준에 불과한 데다가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국제선이 회복되지 않는한 수익성을 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LCC 업체들은 운영자금 확보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 돌입했다. 제주항공은 유상증자를 통해 2066억원을 모집 중이다. 진에어도 다음달 1238억원 상당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앞서 에어부산은 지난달 유상증자로 약 2271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지난 7월 27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내선 활주로에 LCC 소속 항공기들이 서 있다. 사진/뉴시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지난 4일(현지시간) 항공사들이 2023년에 마침내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공급이 본격화하면 항공 여객 수요가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다만 전문가들은 자금 조달 이후에도 코로나19 불확실성에 따른 LCC 업체들의 힘겨운 버티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류제현 미래에셋 연구원은 "유상증자 이후에도 LCC 업체들의 추가 자금 조달 필요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고용유지지원금 이달 만료시 인건비 부담도 높아질 것으로 우려되는 만큼 영업현금 흐름 개선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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