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환율 상승 먹구름 낀 항공·운송업…증권가는 낙관

KRS운송 지수 코스피 대비 2배 이상 급락…증권가 "운송업 비중 확대, 호실적 이어질 것"

입력 : 2021-10-18 오후 4:30:41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따른 ‘리오프닝’ 기대감에 상승세를 이어가던 항공·운송주들이 급격한 국제유가 상승과 환율 급등에 발목이 잡혔다. 특히 최근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항공주들의 투자의견을 하향하면서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도 악화되고 있다. 항공·운송주들의 주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에선 여전히 항공·운송주들에 대해 낙관하고 있다. 화물 운임 강세에 따른 실적 호조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3년만에 75달러를 넘어선 지난달 28일부터 이날까지 KRX운송 지수는 10.91% 하락하며 코스피(4.04) 대비 2배 이상 급락했다.
 
최근 운송업 지수의 급락은 치솟는 국제유가의 영향이 크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배럴당 82.99달러까지 올랐다. 2018년 10월4일(84.44달러)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유가 상승 부담이 커지면서 항공·해운 등 운송업체들의 주가도 크게 하락하고 있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날까지 HMM(011200)의 주가가 24.22% 급락했으며, 팬오션(028670)(16.80%), 아시아나항공(020560)(14.39%), 대한항공(003490)(9.64%)등 KRX운송 지수에 포함된 종복 대부분이 하락했다. 이 기간 지수 구성종목 중 주가가 상승한 곳은 현대글로비스(086280)(1.15%)가 유일했다.
 
통상 항공·해운업의 전체 영업 비용에서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5~30% 안팎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연간 유류 소비량이 3300만배럴에 달하는데, 배럴당 유가가 1달러 오를 경우 약 3300만달러의 손실이 발생하는 셈이다.
 
최근 골드만삭스가 항공주들의 투자의견을 낮추면서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도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6일 유가 상승으로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며 항공사인 아메리칸에어라인, 제트블루의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매도로 하향 조정했다.
 
이후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도 뒤집혔다. 외국인과 기관은 지난달부터 이달 5일까지 대한항공 주식을 3227억원 순매수했으나, 골스만삭스의 보고서가 나온 6일부터 이날까지 8거래일간 외국인과 기관은 1393억원을 순매도했다.
 
국내외에서 항공·운송주들에 대한 부정적 환경이 이어지고 있지만, 증권가에선 여전히 항공·운송주들에 대한 낙관적 시선을 이어가고 있다. 화물 운임 강세에 따른 실적호조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대한항공과 HMM 등의 증권가 실적 추정치도 크게 오르고 있다. KTB투자증권은 최근 대한항공의 3분기 영업이익이 299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직전 전망치인 1145억원 대비 161.8% 증가한 수치다. HMM 역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등 운임 상승에 따른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
 
항공·운송업종의 이익 추정치 상향이 이어지면서 증권가에서도 항공·운송업종의 포트폴리오 비중을 높이고 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들어 국내 증권사들의 섹터별 비중 중 운송 섹터 비중은 전월 대비 1.24%포인트 상승했다. 건설 섹터(1.49%P)에 이어 2번째 상승 폭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운송업종의 하락은 중국 전력난에 따른 제조업 가동률 하락 등으로 물동량 증가세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운송업체의 경우 항공, 해운, 육운 대부분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고, 4분기 실적도 양호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을 고려할 때, 최근의 주가 조정은 달리 해석할 부분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수하물 조업 담당자가 수하물의 바코드 정보를 스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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