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저축은행들이 판매하는 정책금융 상품인 햇살론 금리가 9%에 육박했다. 기준금리 상승에 총량 규제 여파까지 겹치면서 서민들의 금리 부담이 치솟고 있다.
21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들이 저신용자를 위한 정책금융 상품인 햇살론 적용 최고금리를 잇달아 인상하고 있다. 이달 14~15일을 기점으로 OK, JT친애, 모아, 우리금융 등 주요 저축은행들이 햇살론 최고금리를 8.99%로 설정했다. 전월 최고금리가 8.72%였던 점을 고려하면 0.2%p 상승했다.
햇살론(직장인)은 연소득 3500만원 이하 또는 4500만원 이하인 경우 개인 신용평점이 하위 20%에 해당하는 저신용자가 사용할 수 있는 정책금융 상품이다. 대출한도는 최대 1500만원으로 3개월 이상 재직하는 근로자만 이용할 수 있다. 연이율은 10.5% 이내에서 조달금리와 가산금리를 고려해 설정된다. 금융감독원이 고시하는 조달금리에 저축은행이 자체적으로 책정한 가산금리가 반영된다. 이에 따라 정책금융 상품이지만 저축은행별 또는 새마을금고, 신협 등 업권별로 다르게 적용된다. 통상 7~8%대에서 판매되고 있다.
최근 햇살론 금리가 9%에 육박하며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일차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조달금리가 올랐기 때문이다. 햇살론 조달금리는 지난 8월 상승세로 전환해 최근 3개월간 지속해서 오르고 있다. 7월에는 조달금리가 1.63%까지 하락했지만 이달 2.25%로 2%를 돌파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햇살론 금리는 금감원이 고시하는 기본금리와 우대금리를 반영한다"며 "현재는 지난달에 비해 소폭 상승해 8~9%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출총량 규제 역시 금리를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당국은 지난 5월말 가계부채 관리 차원에서 저축은행에도 총량 규제를 도입했다.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21.1% 수준으로 유지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정부가 저신용자를 위해 판매를 유도했던 햇살론 등 정책상품까지 총량 관리 범주에 포함되면서 공급량 조절 차원에서 햇살론에도 금리 상승분이 적극 반영되고 있다. 아울러 업체들은 당초와 달리 총량 규제 등으로 인해 햇살론 공급 규모를 확대하는 추세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내달부터는 햇살론 금리가 9%를 넘어설 전망이다. 오는 11월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고되고 있어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5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11월에는 큰 위험이 없는 한 금리 인상은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며 추가 인상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조달금리 상승에 저축은행들이 연말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준수하려는 압박이 거세지는 만큼 서민들의 이자 부담은 계속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출 규제와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저축은행에서 판매하는 햇살론 금리가 9%에 육박했다. 사진은 서울에서 영업 중인 한 저축은행. 사진/뉴시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