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전기버스 생산업체인 에디슨모터스가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새주인 후보로 결정되면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명가' 재건과 함께 전기차 전환이 경영정상화 과제로 떠올랐다.
쌍용차(003620)는 국내 픽업트럭 시장 1위인 '렉스턴 스포츠&칸'과 첫 전기차인 '코란도 이모션' 팍매 확대가 조기 정상화를 위한 발판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쌍용차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마지막까지 에디슨모터스와 경쟁을 벌인 이엘비엔티 컨소시엄은 자금조달 증빙 부족으로 평가에서 제외됐다. 이로써 쌍용차는 지난해 12월 인도 마힌드라가 법정관리를 신청한 지 10달 만에 매각 절차를 밟게 됐다.
쌍용차와 매각주간사(EY 한영회계법인)는 이달 말까지 양사 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계획이다. 또 다음달 초 약 2주 간의 정밀실사를 진행하고 본 계약 협상을 진행한다.
쌍용자동차 더 뉴 렉스턴 스포츠&칸. 사진/쌍용자동차
쌍용차가 새 주인을 찾더라도 정상화까지는 험난한 과제들이 남아있다. 신차 개발과 출시에는 수천억원이 필요하고 당분간 적자 경영을 감수해야한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2026년까지 5~6년 동안 4~5종의 차종을 출시하면서 최소 절반 이상은 5만대 이상 판매가 되도록 히트를 기록해야 쌍용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며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개발하고 신차 개발을 위한 자금 확보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말했다.
쌍용차에서는 렉스턴 스포츠가 가장 많이 팔리며 희망이 되고 있다. 올해 1~9월 쌍용차의 '더 뉴 렉스턴 스포츠&칸'을 포함한 렉스턴 스포츠의 내수 판매량은 1만8055대로 브랜드 내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 올해 누적 수출도 6514대로 가장 많이 수출됐다. 전년 동기 대비 202.4% 급증한 수치다. 쌍용차는 지난 5월부터 뉴질랜드, 칠레, 호주, 영국 등에 차례로 론칭하며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앞으로 쌍용차가 전기차 회사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코란도 이모션의 흥행 여부도 관건이다. 코란도 이모션은 국내 첫 준중형 SUV 전기차다. 61.5kWh 배터리 장착으로 1회 충전시 최대 주행 가능 거리는 339㎞이다. 지난달 15일 독일, 영국 등 유럽으로 수출을 시작했다. 초도물량은 200대 수준으로 다음달부터 현지시장에서 판매가 시작된다.
쌍용차는 내년 출시를 목표로 중형 SUV 'J100(프로젝트명)' 개발에도 들어갔다. 이를 통해 티볼리, 코란도, J100, 렉스턴으로 이어지는 SUV 풀라인업을 구축하고 코란도 이모션을 필두로 한 전동화 전환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쌍용자동차가 지난달 15일 평택항에서 첫 전기차인 코란도 이모션 수출 선적 기념식을 열었다. 사진/쌍용자동차
쌍용차가 기업 회생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지만 현실적인 상황은 녹록치 않다. 쌍용차의 매각 입찰가격은 3000억원 수준으로 신차 출시, 전기차 전환 등 장기적인 계획을 세울 수 없을 만큼 낮은 금액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빠르게 전동화 전환을 추진 중인
현대차(005380)·
기아(000270)를 포함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비교하면 이미 크게 격차가 벌어진 만큼 향후 이를 좁힐 수 있을지 대한 우려도 있다.
이 교수는 "대부분의 완성차 업체들이 전용 플랫폼을 통해 전기차를 쏟아내고 있는 반면 내연기관차 기반의 코란도 이모션은 한 세대 뒤진 모델을 가지고 경쟁을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에디슨모터스는 내년까지 10종, 2030년까지 30종의 신형 전기차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결국 외부 수혈, 차량 판매 확대 등으로 지속적인 자금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