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올해 3분기(7~9월)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3%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지난 2분기 대비 둔화된 모습을 보이면서 한국은행의 예상치인 올해 4% 성장률 달성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3분기 실질 GDP는 전기 대비 0.3%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4%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지난해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침체 기저효과가 반영된 결과다.

 

실질 GDP는 코로나19 여파로 작년 1분기 -1.3%, 2분기 -3.2%의 역성장세를 기록했지만, 같은 해 3분기 이후 5분기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1.7%, 2분기 0.8%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지난 3분기 상승폭은 크게 둔화됐다.

 

올해 3분기 경제는 수출이 주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3분기 성장률 기여도를 살펴보면 순수출(수출-수입)의 성장률 기여도는 0.8%포인트로 전 분기(-1.7%포인트)에서 증가세로 전환했다.

 

수출은 석탄 및 석유제품, 기계 및 장비 등을 중심으로 전기 대비 1.5% 증가했다. 수입은 자동차 등 운송장비 등이 줄어 0.6% 감소했다. 설비투자도 운송장비가 줄어 2.3% 하락했다.

 

지난 분기 경제를 이끌었던 민간소비는 -0.3%를 기록하며 전분기(3.6%) 대비 크게 위축됐다. 민간소비는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가 증가했지만 음식숙박, 오락문화 등 서비스가 줄어든 탓이 컸다.

 

이는 작년 4분기 -1.3%를 기록한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인해 대면 서비스 업황이 전반적으로 침체한데 따른 결과다. 반면 정부소비는 물건비 지출 등을 중심으로 1.1% 상승했다.

 

경제활동별 GDP를 살펴보면 건설업 감소폭이 확대되고 서비스업 증가세가 둔화됐지만 제조업은 증가 전환했다.

 

건설업은 토목건설 등이 줄면서 1.7% 감소했고, 서비스업은 금융 및 보험업, 정보통신업 등이 늘어 0.4% 증가했다. 건설제조업은 기계 및 장비 등이 늘며 0.2% 상승세를 보였다. 또 전기가스수도사업은 가스업을 중심으로 0.8% 증가했다.

 

국내에서 생산된 최종생산물의 실질 구매력을 뜻하는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교역조건이 전분기 수준을 유지함에 따라 전기보다 0.3% 증가했다. 실질 GDI는 실질 GDP에 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실질 무역 손익을 감안한 것으로 국내에서 생산된 최종생산물의 실질적 구매력을 나타내주는 지표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올해 3분기 GDP가 0.3%를 기록한 것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민간소비가 감소하고 차량용 반도체 공급차질, 건설자재 수급 불균형 등 글로벌 공급 병목에 따른 것"이라며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3분기 경제성장률은 지난 8월 조사국 전망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며 "산술적으로 4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1.04%를 상회하면 연간 4%의 성장률 달성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연 4%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아직 코로나19 사태가 진행 중이고, 국제 경제의 흐름이 좋지 않은 것이 문제"라며 "중국의 경우 경기 둔화 폭이 크고,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데, 우리 경제가 이 부분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연 4% GDP 달성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