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서울 시내 번화가에서 사람들이 걸어다니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정부가 내달부터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전환을 밝힌 가운데 바짝 움츠리고 있던 주류업계가 모처럼 기지개를 켠다. 그간 가정시장을 주로 공략해오던 주류업계는 유흥시장 마케팅에 나서는 등 수요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6일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내달 1일부터 6주 간격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에 걸쳐 완화한다. 1단계 생업시설 운영제한 완화, 2단계 대규모 행사허용, 3단계 사적모임 제한 해제하는 것이 핵심이다.
1단계 생업시설 운영제한 완화에 따라 내달부터 음식점, 카페 등 모든 다중시설은 영업시간 제한이 완전히 풀려 24시간 운영이 가능하다. 다만 유흥시설(유흥·단란주점, 클럽·나이트, 감성주점, 헌팅포차)과 콜라텍, 무도장 등은 밤 12시까지 운영할 수 있다. 이들은 오는 12월 중순부터 시행되는 2단계부터 시간제한이 풀린다.
주류업계는 유흥시장 실적 회복 기대감으로 부푼 상황이다. 그간 주류업계는 코로나19에 따른 영업시간 제한, 모임 제한으로 유흥시장 실적이 좋지 못했다. 국내 주류시장의 소비축이 유흥·외식에서 홈술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가정용과 유흥·외식용 시장 비율이 6대 4에서 최근 7대 3까지 벌어졌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에 오비맥주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2.2% 줄어든 1조3529억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8% 빠진 2945억원으로 집계됐다.
하이트진로도 유흥시장 침체 영향을 받았다.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1조1005억원, 영업이익은 13.3% 줄어든 955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인근 한 가게에서 종업원들이 영업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런 가운데 내달부터 영업시간 제한이 풀리면서 주류업계는 유흥시장 마케팅에 시동을 걸었다. 오비맥주는 서울과 수도권 지역 내 약 500개 매장에서 행사에 나선다. 올해 리뉴얼에 나선 올 뉴 카스의 수요를 확대하기 위함이다. 카스 2병 주문 시 ‘변온 텀블러’ 응모 기회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상권 행사로 각 매장별로 텀블러 재고 소진 시까지 열린다.
하이트진로(000080) 역시 오프라인 마케팅을 준비 중이다. 현재 마케팅 행사 내용이 세부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으나 권역별로 나눠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수도권, 광역권, 지방 등의 코로나19 확산세가 다른 만큼 상황에 맞게 열겠다는 게 이들의 계획이다.
롯데칠성(005300)음료는 신중한 상황이다. 당장 마케팅에 뛰어들기 보다 위드 코로나 이후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보는 한편 연말이 다가오는 만큼 연말 특수를 겨냥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한편 위스키 업체도 분주한 건 마찬가지다. 다만 12월 중순 이후부터 유흥시설이 본격 운영하는 만큼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골든블루는 유흥용, 가정용 시장을 모두 공략하는 투트랙 마케팅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유흥 시장 현장을 직접 찾아가 애로사항을 듣고 업소별로 영업에 필요한 요청 사항 파악 후 지원 방안이나 영업 전략을 모색해 법 내에서 최대한 지원할 예정이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골든블루 관계자는 “위드 코로나로 오는 11월부터 수도권 내 식당과 카페, 주점 등 영업 제한이 완화됨에 따라 그 동안 어려움을 겪던 주류업계의 실적 개선에 있어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증류주 혼의 경우 연말 성수기를 대비해 업소를 찾는 고객 대상의 다양한 프로모션 이벤트를 진행하는 한편 가정에서 위스키, 맥주, 혼을 즐기는 소비자들을 잡기 위해 실용적인 구성품이 담긴 기획 패키지나 소비자 대상 프로모션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