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 10곳 중 4곳은 번 돈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인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유가 하락 등 여파로 제조업, 비제조업 등 국내 기업 대부분이 실적 부진을 피하지 못한 데 따른 결과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20년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한계기업 비중은 40.9%로 1년 전 36.6%보다 4.3%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은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대치다. 기업 규모 별로 살펴보면 대기업, 중소기업 모두 40.9%로 같았다.
2018~2020년 이자보상비율 구간별 업체수 비중 표. 자료/뉴스토마토
이자보상비율이란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정도를 뜻한다. 이자보상비율이 낮다는 것은 기업들의 빚 갚을 능력이 떨어졌다는 것이며, 이 비율이 100%에 못 미칠 경우 기업이 한 해 동안 번 돈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영업적자에 이른 이자보상비율이 0% 미만인 기업비율도 34.7%로 전년(30.5%) 대비 4.2%포인트 커졌다. 대기업은 33.5%, 중소기업은 34.7%로 파악됐다.
영업이익이 금융비용의 5배를 넘는 이자보상비율 500% 이상 기업 비중은 37.4%로 전년(38.4%)보다 1%포인트 낮아졌다.
김대진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 팀장은 "코로나19 사태, 국제유가 하락세가 이어지며 석유정제, 화학제품 업종을 중심으로 영업 적자를 기록한 기업이 증가했다"며 "대출, 차입금을 확대하면서 제조업, 비제조업 모두 한계기업이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전체 기업의 이자보상비율은 328.95%로 전년(326.53%)보다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2018년 470.86% 대비로는 크게 떨어졌다.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역대 최저치인 -1%를 기록했다. 제조업이 -2.3%로 전년(-1.7%) 대비 하락폭이 확대됐다. 석유정제·코크스(-34.1%), 화학물질·제품(-8%), 1차금속(-7.2%) 매출이 크게 떨어졌다. 비제조업은 0%로 전년(2.3%) 대비 둔화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이동 제한 등 요인으로 대부분 업종에서 수요가 줄어든 탓이다.
기업별로는 대기업의 매출액은 -4.6%로 전년(-2.3%)보다 하락폭이 확대됐다. 이는 2010년 관련 통계 편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중견기업도 전년(-1.3%)보다 낙폭이 확대된 -3.5%를 기록했다. 중소기업은 4.2%에서 3.9%로 오름폭이 소폭 둔화됐다.
수익성 지표인 전체 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4.2%로 전년 대비 보합세를 유지했다. 제조업이 4.6%로 전년(4.4%)보다 0.2%포인트 올랐고, 비제조업은 4%에서 3.9%로 0.1%포인트 상승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4.8%로 전년과 같았고, 중소기업은 3.4%에서 3.5%로 0.1%포인트 확대됐다.
안정성을 뜻하는 부채비율은 118.3%로 전년(115.7%)보다 소폭 늘었다. 제조업은 73.5%에서 76.3%로 상승했지만, 비제조업은 157.8%에서 157.3%로 하락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이 94.9%에서 97.3%로 늘었고, 중소기업은 162.3%에서 166.3%로 증가했다. 차입금의존도는 29.5%에서 30.4%로 소폭 뛰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20년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한계기업 비중은 40.9%로 1년 전 36.6%보다 4.3%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26일 부산 남구 신선대와 감만부두의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